정부의 메르스 위기관리 능력을 풍자한 민상토론이 "방송은 품위를 유지해야 하며 시청자에게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방송심의규정 27조에 위배된다는 판단이다.
그렇다면 과연 민상토론 멤버들은 이번 행정지도 조치를 어떻게 생각할까. 이 코너를 진행 중인 박영진, 유민상, 김대성을 주인공으로 가상 민상토론을 꾸며봤다.
아…. 두 패널이 난상토론 중 목이 마르실 걸 대비해서 앞에 시원한 미역냉국 준비했으니 중간 중간 목 축이시길 바랍니다. 먼저 유민상씨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유민상(이하 유) (미역냉국 한 모금 쭉 들이키며): 헐…. 이 미역국에 미원 넣었나 맛이 왜 이래….
박: 예? 인미협의 민원이 말이 안 된다고요? 인미협, 인터넷미디어협회라고 하죠. 저 닮은 변희재씨가 대표로 있는 곳인데요. 인미협은 우리 방송 중에 박근혜 대통령, 박원순 서울시장 얼굴 그려진 티셔츠 중 하나를 고르게 했다는 걸 문제 삼아 민원을 넣었죠.
유: 엥? 전 그게 아니라… 제가 문제 삼자고 한 건 이 냉국 맛을… 크아… 허…참.
박: 그렇죠. 문형표 장관이 마스크를 쓴 걸 풍자한 것도 굉장히 불쾌하다는 입장이었죠. 인미협이….
유: (김대성을 툭 치며) 아 뭐라고 좀 해 봐요. 완전 억지야.
김대성(이하 김): 예? 전 어디까지나 그 이번 방심위의 제재인 듯 제재 아닌 제재 같은 '의견제시' 조치를 기꺼이 받아들이면서… 더 큰 피해를 입기 전에 함구할게용. 의견제시 받아들이겠쓰~!
박: 아니! 방심소위 함귀용 심의위원에게 지금 '저 씨…. 받아버리겠다'라고 하셨어요. 함 위원은 "코미디라는 걸 감안하고 봤는데 시청자들이 불쾌하게 느낄 부분이 있다"고 하신 분이죠. 김대성씨 지금 거의 욕설을 할 뻔하셨는데요. 흥분 가라앉히시구요.
김: 욕설을요? 제가요? 여튼 저보단 먹는모습이 섹시한 남자 먹섹남 유민상씨가 하실 말씀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박: 그렇군요. 그럼 유민상씨가 이번 방심위 조치가 앞으로 개그프로그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진단해 주시죠.
유: 에…. 많은 영향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어디까지나 우리 개그맨들이 열심히 앞으로 아이디어 회의도 하고….
박: 회의? 지금 이 표현의 자유 없는 나라에 회의가 든다고 하셨구요.
유: 아니 뭔 소리야. 그게 아니고 굉장히 재미있게 되도록…. 우리가 머리도 굴리고….
박: 머리를 굴려서 어떻게 되갚아 줄지 생각을 해 봐야겠다?
유: 아휴 참… 제가 언제 윗분들께 그러겠다고 했어요. 그저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아휴 답답해~!(가슴을 친다)
박: 아하… 답답한 양반들 정말 명치 한 번 세게 치고 싶다?
유: 어이구. 이 인간아. 그나저나 저도 이말은 해야겠습니다. 우리가 풍자한 건 메르스에 고통받는 국민들이 아니라 대처를 제대로 못한 정부인데 이걸 가지고 함 위원께서 "불쾌한 사람이 있다"고 한 건 좀 아니라고 생각해요. 불쾌한 사람이 있다면 정부 요직에 있는 분들이겠죠.
김: 맞습니다. '개그는 개그일 뿐 오버하지 말자'고 했던 박준형 선배 말이 떠오르네요. 갑자기 확 그냥 막 그냥 여기저기 막 그냥!!
박: 예 고전 개그 하지 마시구요. 예전부터 여러 개그맨 선배들이 정치풍자했다가 된서리를 맞았죠. 예나 지금이나 우리는 정치 얘기, 사회 얘기 하는 게 참 두렵습니다. 이상으로 가상 민상토론 마치겠습니다.
박충훈 기자 parkjov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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