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포스코가 그룹의 경영쇄신 방안을 마련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지난달 '비상 경영'을 선포한 이후 조직 내부의 긴장감은 한층 높아졌고, 비상 상황에 걸맞는 쇄신안을 만들기 위한 비상경영쇄신위원회의 움직임은 더욱 빨라졌다.


포스코는 지난달 14일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권오준 회장이 위원장을 맡은 비상경영쇄신위원회를 발족했다. 실적 악화와 각종 비리로 당면한 현재의 위기를 '필사즉생(必死卽生)'의 각오로 타개하겠다는 의미다.

이후 내ㆍ외부에서 적지않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우선 내부에선 임직원들의 근태가 타이트해졌다. 권 회장은 평소 오전 8시를 전후에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로 출근하지만, 쇄신위원회 출범 이후엔 이보다 40~50분 가량 이른 오전 7시 10~20분 사이에 모습을 드러낸다. 회장의 출근 시간이 빨라지면서 자연스럽게 임직원들의 출근길도 평소보다 앞당겨졌다.


점심 시간도 엄수하는 분위기다. 평소 같으면 1시를 넘어서 커피를 손에 들고 사무실로 복귀하는 직원들을 적지않게 만나 볼 수 있지만, 최근엔 이같은 광경이 사라졌다. 1시 이후 건물 로비에선 외부 고객들을 제외한 직원들의 발길이 뚝 끊긴다.

심지어 이달 초부터는 '토요근무'도 부활했다. 팀장급 이상 직원들이 토요일에도 출근해 평소처럼 오후 6시까지 근무한다. 표면적으로 '자율'이지만, 회사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면서 사실상 '강요'된 조처라는 게 직원들의 설명이다.


경영쇄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내ㆍ외부의 의견을 듣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지난달 말엔 비상경영쇄신위원회 자문위원회를 개최하고 쇄신방향에 대한 외부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했다. 이날 회의에선 이명우 사외이사를 비롯한 자문위원들이 경영쇄신을 위한 여러 의견들을 제시했고, 권 회장은 "자문위의 의견을 바탕으로 단기뿐 아니라 장기적 쇄신 방안도 고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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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달 20일엔 쇄신안에 내부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토론회 자리도 마련됐다. 이날 토론회는 그룹 전(全) 임원 300여명이 참석했다. 권 회장은 이 자리에서 현재의 위기상황을 하나하나 설명하며 경영쇄신을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나온 쇄신 아이디어와 실천 방안들은 현재 포스코 비상경영쇄신위원회에서 구체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포스코는 이들 의견을 종합해 이르면 다음달 초 쇄신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 같은 움직임을 두고 포스코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경영위기를 촉발한 근본 원인에 대한 진단과 대책 마련에는 소극적인 채, 외부의 눈을 의식한 '보여주기'식 대응만 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일부 터져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포스코의 한 직원은 "비상경영 선포 후 직원들 서로 눈 밖에 나지 않으려고 성과내기에 혈안이 돼 있다"며 "이런 상황이 얼마나 오래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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