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최악의 3災 돌파령
"금융위기 때보다 더 나쁜 상황"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뚝심경영을 주문하며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3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회장은 최근 임원회의에서 "현재의 대외상황은 개별 기업이 어떻게 할 수 있는 변수가 아니지만, 그래도 우리 스스로 헤쳐나갈 수밖에 없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신발끈을 조여매고 긴장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다만 "너무 위축될 필요는 없다"며 "자신감을 갖고 위기에 정면으로 맞서줄 것"을 주문했다.
정 회장이 긴장감을 갖고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고 강도높게 주문하고 나선 것은 현대기아차가 최근 엔저와 유로화 약세, 신흥시장 화폐가치 급락 등의 대외환경 변수와 함께 안방시장인 국내에서조차 수입차공세에 밀려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현재의 대외상황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힘든 상황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위기의식에 정 회장이 임원들에게 연일 주문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지속되는 엔화 약세와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기아차는 시장점유율 방어에 비상이 걸렸다. 안방시장에서도 수입차들의 공세에 밀리는 형국이다. 현대차는 5월 국내와 해외에서 모두 판매량 감소를 기록했다. 국내 판매는 8.2% 감소한 5만4990대, 해외는 6.1% 감소한 33만4309대였다. 특히 주요 시장인 미국과 중국의 해외 공장 출하가 각각 17%, 12% 줄었다.
엔화 약세에 따른 경쟁력 저하로 인한 실적 위기는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전일 현대차는 10% 넘게 폭락하며 14만원 아래로 추락했다. 하루만에 시가총액은 3조원 넘게 증발했다. 현대차는 이미 지난달 27일 시가총액 2위 자리를 SK하이닉스에 내준 후 3위에 머물러 있는 상황으로, SK하이닉스와의 격차는 더 벌어졌고 시총 4위인 한국전력과의 격차는 1조원 정도밖에 되지 않아 3위 수성도 위태롭다.
갈수록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현대기아차는 국내외 영업본부와 생산, 품질, 마케팅 등 전사적으로 비상경영에 들어갔다. 그룹 글로벌종합상황실의 보고체계도 강화됐다. 환 위험을 줄이기 위해 달러 결제 비중을 높이고 현지 생산량을 늘리는 한편, 재고 관리에도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지금처럼 경영환경이 악화된 상황에서는 잘 버텨내는 것이 관건"이라며 "과거와 달리 해외 공장과 차종이 늘어 위험분산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위기 상황을 잘 견뎌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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