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국서 서울집결 '산업안전 올림픽'…경제효과만 72억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우리나라는 짧은 기간 동안 압축성장을 통해 경제발전을 이뤘지만 이 과정에서 안전보건문제를 겪고 있다.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선진국의 모델을 참고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이영순 안전보건공단 이사장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5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산업보건분야 국제학술대회 '국제산업보건대회'에 대해 "국내 일터의 안전보건 수준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국제산업보건대회를 한국에서 개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시아에서는 일본(1969년)과 싱가포르(2000년)에 이어 세 번째다. '산업보건의 글로벌 하모니: 세계를 하나로'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산업의학, 위생, 간호, 인간공학 분야의 전 세계 산업안전보건 학자, 국제기구, 정책관계자 등 100여개국 3400여명이 참석해 안전보건과 관련한 최신 정보를 공유하고 미래 발전방안을 모색할 전망이다.
대회장인 이 이사장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안전보건 격차를 좁히는 통합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학술 발표뿐 아니라 안전보건 현안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정책포럼, 대표자 회의 등을 신설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5일 동안 개발도상국의 산업보건, 업무상 사고예방, 여성건강과 일 등 50여개의 다양한 주제가 320여개 세션에서 다뤄지고 발표자만 1700명"이라고 덧붙였다.
이 이사장이 이번 대회에서 가장 기대하는 부분은 '선진국과의 안전보건 격차 해소'다. 오랜 기간 산업화 과정을 거치며 시행착오를 겪고 안전보건 시스템을 체계화한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빠른 경제발전 이후 안전보건 문제에 직면한 상황이다.
국내 대표적인 안전전문가로 손꼽히는 그는 평소 우리나라 일터에서 산업재해가 끊이지 않는 이유에 대해 "안전에 대한 의식이 현장에 정착되지 못했다"고 꼬집어왔다. 근로자들은 '이번 한번만 어때'라는 마음가짐으로 기본수칙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고, 기업들 역시 안전비용을 '투자'가 아닌 '손실'로 여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2014년 산업재해 통계를 살펴보면 재해자 수는 9만909명으로, 이중 1850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산업재해로 인한 직접손실액은 약 3조8000억원이며 간접손실액을 포함한 경제적 손실액은 무려 18조9000억원을 웃돈다.
이 이사장은 "이번 국제대회 개최는 우리나라가 국제교류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고 안전보건 현안을 해결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회기간 동안 가장 주목 할만한 프로그램으로는 아시아정책포럼과 글로벌 정책포럼을 언급했다. 학술적 논의 위주였던 기존대회와 달리 사상 처음으로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이 이사장은 "글로벌 정책포럼은 국제기구와 5개 대륙 대표자들이 산업보건 정책사항을 논의하는 자리"라며 "2020년까지의 안전보건 전략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세계 석학 10명이 분야별 이슈와 연구 성과를 발표하는 기조연설, 국제 전문가 33명이 발표자로 나서는 세미 기조연설도 참가자들의 관심을 끌만한 분야로 꼽았다.
기조연설자로는 감시체계와 관련한 직업병 연구의 권위자인 영국 맨체스터 대학교의 레이몬드 에이지스 교수, 작업장 중금속 중독분야 전문가인 벨기에 루벤 대학교의 베노이트 네메리 드 벨레박스 교수 등이 참석한다. 그는 "고령근로자, 독성화학물질, 나노기술 등 전 세계 각국이 당면한 근로자 건강문제와 해결방법이 제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서울대회는 역대 대회 중 참가자 규모가 가장 많아 경제적 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 이사장은 "140만달러의 대회등록수입, 517만달러의 관광수입 등 총 657만달러에 이르는 경제적 효과와 국가홍보 등 사회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화 기준으로 경제적 효과만 72억원 상당이다.
오는 5일 오후 개최되는 대회 폐막식에서는 '서울성명서'도 발표된다. 전 세계 모든 근로자들이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정부기관과 국제기구, 비정부기구 등 모든 기관들이 공동 노력할 것을 다짐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 이사장은 "서울성명서는 향후 세계 안전보건 활동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경제분야에서 세계가 놀랄만한 성과를 이룬 것처럼 이번 대회를 통해 안전보건분야에서 세계의 중심에 서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제산업보건위원회(ICOH)가 3년마다 개최하는 국제산업보건대회는 1906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처음 열렸다. 이번 대회는 안전보건공단과 대한직업환경의학회, 국제산업보건위원회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고용노동부가 후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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