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25개 전(全) 계열사 대표와 사내이사 4명 등 총 32명이 사표를 제출한 포스코가 2∼3달 내에 경영쇄신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특히 권오준 회장은 쇄신이 미흡한 계열사 대표들에 대해서는 사표를 수리하겠다는 방침이어서 포스코 내부는 그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높다.
'비상경영쇄신위원회'(이하 쇄신위) 위원을 맡은 포스코의 한 계열사 대표는 15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검찰수사, 업황부진 등이 맞물리면서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쇄신이 필요한 때"라며 "2~3달 안에 쇄신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경영쇄신 방안에는 포스코 본사는 물론 계열사들에 대한 강도높은 구조조정, 검찰 수사를 촉발한 삐뚤어진 거래관행의 청산,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시스템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쇄신위 출범에 앞서 포스코의 모든 계열사 대표와 포스코 사내이사 등 총 32명이 권 회장에게 사표를 제출했다. 계열사 대표들이 한꺼번에 사표를 낸 건 포스코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그만큼 포스코의 당면한 위기가 크다는 뜻으로 검찰 수사로 인한 이미지 추락, 전 세계적인 철강업계의 경영 악화 등 중첩된 위기 상황을 '직'을 걸고 정상화하겠다는 뜻을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쇄신위의 한 위원은 "배수진을 치고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경영쇄신을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권 회장이 지난해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던 구조조정 작업의 폭과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권 회장은 지난해 3월 취임할 때부터 "철(鐵)을 제외한 모든 사업부는 구조조정 대상"이라며 전방위적인 사업구조 개편을 추진해 왔다. 실례로 포스코는 지난달 말 손자회사 격인 포스하이알에 대해 재무구조 악화를 이유로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또한 기업 인수 과정을 놓고 끊임없는 논란을 빚고 있는 자회사 포스코플랜텍(옛 성진지오텍)에 대해서는 자금지원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1891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회생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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