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제조업체 위협하는 최근의 채널 환경 변화
특히 내수 기반의 단일아이템 점유율 높은 기업들 불리
악조건 극복을 위한 세가지: 강력한 브랜드, 채널유연성, 해외프랜차이즈 밸류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소비 채널 이동이 당분간 한국 소비재 산업 지형을 바꾸는 가장 강력한 요인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에 따라 소비재 시장에서의 권력도 유통업체에서 브랜드업체로, 결국 소비자로 이동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1일 "소비재 기업들 입장에서 보면, 2000년대 초반의 '기업형 유통' 시대나 중후반의 중간자 축출(혹은 유통 단계 축소) 시대에 겪었던 것만큼이나 최근의 채널 이동이 가져온 변화의 흐름은 강력할 것"이라고 전제했다.


한 연구원은 "이를테면 온라인, 모바일, 국경 간 쇼핑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커지고 있고, 온ㆍ오프라인에서 공히 새로운 유통 포맷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며 "이는 소비재 시장에서의 권력이 유통 업체에서 브랜드 업체로, 또 브랜드 업체에서 결국에는 소비자에게로 이동하는 과정과 맞물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의 채널 이동은 소비자 수요를 (여러 채널에) 분산시키고, 가격 할인을 부추기며, 신규사업자의 시장 진출을 쉽게 만들어 궁극적으로는 소비재 제조업의 경쟁 강도를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갖가지 기업에게 불리한 소비자 행동의 변화를 용이하게 하기도 한다고 진단했다.


한 연구원은 "이같은 채널 이동하에서는 이미 합리적 구매 패턴을 학습한 소비자들이 더 효율적으로 '만족할 만한 가격에 대한 탐색'을 지속할 것"이라며 "고령화와 1인가구 증가 같은 인구 구조의 변화나, 저성장의 고착화도 이러한 소비 권력 이동을 더 강화하는 요인들"이라고 봤다.


따라서 최근의 '채널 이동' 환경은 대부분의 전통 소비재 기업들에게는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오랫동안 국내에서 지배적 시장 지위와 과점적 수익 기반을 향유하던 제조업체들이라면 더 불리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들은 대부분 오프라인 채널 의존도가 높은 만큼 채널 유연성이 낮아 점점 더 비싼 시장 방어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악조건을 극복하고 성장하기 위한 기업들이 갖춰야 할 조건도 제시했다. 끊임없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제품과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확보하는 것(강력한 브랜드), 그 브랜드와 제품을 어떤 채널을 통해서도 판매할 수 있을 것(채널 유연성), 장기간의 양적 성장 지속을 위해 이미 확보된 해외 채널 관련 자원이 효율화돼 있을 것(해외 프랜차이즈 밸류)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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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연구원은 "이같은 맥락에서 장기적으로 필수소비재 내에서도 화장품이 음식료보다 매력적이고, 그 가운데서도 해외 성장 스토리가 작동하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 간의 실적 및 밸류에이션 차별화는 심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중국 소비 시장에 오랫동안 노출돼 왔고, 중국 내에서의 시장 점유율 상승이 확인되는 기업들에 대한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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