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뜩 움츠린 친박-목소리 키우는 친이
'원조 개혁파' 어제 사랑재서 공개모임 갖고 비판 쏟아내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성완종 리스트'로 촉발된 파장이 여권 내부 권력구도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 지 관심이다. 이번 사건에 대해 친박계 인사들이 전전긍긍하는 반면, 친이ㆍ개혁파 인사들은 보수 혁신을 주도하겠다며 세 확대를 위한 호기를 맞았다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3일 고위 당정청 회의를 앞으로 열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혀 청와대와도 일정 거리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관심의 대상인 친박계는 이날 오전 대규모 회동을 가졌다. 친박계가 주축인 '국가경쟁력강화포럼'은 국회의원회관에서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는데, 관심은 성완종 리스트에 쏠렸다. 이 자리에는 친박계인 안홍준, 노철래, 이한성, 이주영, 김용남 의원 등 20여명이 모였지만 성 전 회장과 관련해 공개적 논의는 오가지 않았다. 총괄간사를 맡은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은 세미나에 앞서 "오늘은 철저하게 노동시장 구조개선에 대해 다룰 예정"이라며 선을 그었다. 인사말에서도 "주요 국정 현안과 핵심 이슈에 대한 토론을 활성화시켜 포럼이 박근혜 정부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른 친박 의원들도 이번 사건에 잔뜩 몸을 움츠린 채 난처한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친박 핵심인 이정현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최근 기자와의 통화에서 "내가 특별히 뭐라고 말하겠나. 내용도 잘 모른다"며 황급히 전화를 끊었고 또 다른 친박계인 이학재 의원도 "드릴 말씀이 뭐 있겠나. 내용도 잘 모르고"라며 말을 아꼈다.
일부 참석자들은 친박 실세들이 포함된 리스트로 인해 친박 전체가 영향을 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발끈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 참석자는 "(성 전 회장) 메모에 친박 인사들이 주로 기재돼 있는 건 현 정권의 실세라고 할 수 있는 친박 쪽에 호소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보여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친박이 정권 실세라 메모에서 거론이 된 것일뿐, 비리와 얽힌 집단은 아니라는 얘기다.
한편 여권의 '원조 개혁파'로 불렸던 전ㆍ현직 의원 30여 명은 이보다 하루 전인 12일 국회 사랑재에서 공개모임을 갖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미래연대(16대), 수요모임(17대), 민본21(18대)에서 참여한 비박ㆍ친이계로, 모임을 정례화하고 당에 의견을 적극 개진해나가기로 했다. 성완종 사건과 관련해선 조속한 해결을 위해 '성역없는 수사'를 촉구하며 보수 혁신을 위한 뜻을 모았다.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은 "우리가 짐을 덜어놓고 우리가 생각하는 방향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빨리 이 의혹을 털어야 한다"고 밝혔다.
친이계 소장파인 정두언 의원은 "한국의 보수는 통렬한 참회와 함께 뼈를 깎는 자기혁신의 자세로 새 길을 걸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백의종군하면서 열과 성을 다해서 여러분을 뒷바라지 하겠다"고 다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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