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금의 현실을 보면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는다. 정치권은 국가와 국민보다는 정파적 이해관계와 개인의 사리사욕에 몰두하는 모습이다. 우리는 조선왕조가 무너진 가장 큰 원인이 국가와 백성의 안위보다는 자신들의 정파적 이익, 개인의 이익에 몰두한 당쟁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구한말 나라가 풍전등화에 내몰릴 때도 우리나라는 국론이 분열되어 싸우고 있었다.
소득 및 경제 구조 또한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가장 큰 문제가 인구구조이다.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7% 이상을 차지하는 사회를 고령화사회, 14% 이상인 사회를 고령사회, 20% 이상인 사회를 초고령사회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이미 2000년에 고령화사회로 진입했고, 2018년에는 고령사회,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가 된다. 생산을 담당할 젊은 인구는 줄고 노인 인구가 많아지니 이로 인한 각종 문제들이 발생할 것이다.
연금문제가 우선 걱정이다. 연금은 현재의 젊은 세대가 나이 든 세대를 지원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노인 인구가 늘고 생산가능 인구가 줄면 문제가 심각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금문제를 제대로 풀기 위한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재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누가 재원을 댈 것인가에 대해서는 진정성 있는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대다수의 국민들이 받기만을 원하고 자신의 희생은 외면하고 있다. 일본식 장기침체 우려 속에 이대로 가면 대한민국에 희망이 없다. 정부는 큰 원칙을 세우고 반대가 있더라도 이들을 설득하면서 옳은 방향으로 밀고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민대통합을 호소하고 국민들은 모두 함께 이를 이루어내야 한다.
선진국에서도 국민적 통합을 이루어낸 전례가 있다. 1982년 바세나르 협약이 체결되었을 때 네덜란드는 소위 네덜란드 병을 앓고 있었다. 1984년까지 실업률은 17%, 청년 실업률은 30%에 육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사회보장으로 근로자들은 근로의욕이 상실돼 있었다.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노사정이 모여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으로 제안한 것이 임금인상 억제,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골자로 하는 바세나르 협약이었다.
흔히 우리나라가 반만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 반만 년 동안 한반도에 살던 사람들은 얼마나 풍요를 누리고 살았을까? 우리가 지난 50년간 쌓아 올린 지금의 풍요는 아마도 한반도 역사에서 유일무이할 것이다. 100년도 못 가보고 다시 주저앉을 수는 없지 않은가? 대한민국의 저력을 믿고 다시 한 번 일어서야 할 때이다.
김창수 연세대 경영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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