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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스마 지휘자 마렉 야노프스키 "더 이상 독재 스타일은 통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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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방송교향악단 이끌고 4년 만에 내한

마렉 야노프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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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오케스트라 지휘자를 크게 두 분류로 나눠볼 수 있다.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1908~1989)처럼 카리스마로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장악하는 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1918~1990)처럼 단원 개개인의 입장을 존중하는 유연한 지휘자. 현재 독일 베를린방송교향악단(RSB)을 13년째 이끌고 있는 마렉 야노프스키(76)는 단연코 전자다.

야노프스키는 폴란드 출신의 지휘자로서 보수적이고 카리스마 넘치는 지휘 스타일로 유명하다. 한 치의 오차도 용납하지 않으려는 듯한 악보 해석과 지적인 안목, 간단명료한 사인 등으로 단원들을 휘어잡는다. 1984년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지휘자 시절에는 연습을 게을리 하던 연주자들의 태도를 완전히 바꿔놓았을 정도다. 오는 3월13일 서울 예술의전당 내한공연을 앞두고 진행된 아시아경제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그는 "지휘자가 되기 위해서는 음악과 악기에 대한 엄청난 양의 지식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휘자와 단원들 사이의 심리적인 관계와 감정 역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적어도 그의 답변을 보면 일각에서 이야기하는 '독재' 스타일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우리는 지휘자가 독재자처럼 행동하는 일이 더 이상 가능하지 않은 시대에 살고 있다. 자신의 음악 아이디어에 따르게 하기 위해서는 단원들과 논쟁하고 설득해야만 한다. 그들이 지휘자의 생각을 강제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할뿐만 아니라, 그것들을 흡수해 자신의 일부로 만들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지휘자와 오케스트라 단원들 사이의 상호작용이라는 결과를 얻어낼 수 있다."

베를린방송교향악단

베를린방송교향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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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노프스키가 몸담은 RSB는 1923년 독일 공영방송국이 운영하는 교향악단 가운데 가장 먼저 창단돼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특히 독일 음악의 정통 사운드를 추구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야노프스키는 최근 현대곡 위주의 프로그램들에 대해 "유행"이라고 일갈한 적도 있다. RSB만의 강점에 대해 묻자 "라디오 오케스트라로서의 정체성"이라고 답했다. 그는 "독일은 물론이고 유럽과 일본의 라디오 오케스트라들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1950-70년대에 이들이 대중 앞에서 공연할 때마다 항상 마이크를 통해 (소리가) 음미됐다는 것"이며 "따라서 라디오 오케스트라들은 그 정확성과 명료성에 있어서 엄청난 발전을 이뤄야 했으며, 다른 유럽 오케스트라들의 발전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4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는 소감에 대해 "한국 관객들의 열정이 인상 깊으며, 다시 공연하는 데 대해 매우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내한공연에서 들려줄 곡은 베버 '오베론' 서곡과 브람스 교향곡 2번,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 등이다. 바이올리니스트 프랑크 페터 침머만(50)이 협연자로 나선다. 그는 안네 소피 무터와 더불어 현대 독일 바이올린 악파를 대표하는 연주자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브람스 교향곡 2번에 대한 야노프스키의 설명을 들어보자. "브람스 교향곡 1번은 음색과 음악적 아이디어 구상 면에서 베토벤 후기 교향곡과 연관돼있다. 특히 베토벤 교향곡 9번에 사용했던 특정 관습을 유지하기 위한 시도를 강하게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브람스 교향곡 2번에서는 훨씬 더 나아지고 편해졌다. 이 작품은 브람스 곡 중 가장 생기있고 즐거운 교향곡이다. 발전부에서 교향곡 1번처럼 두껍지 않고, 더 편안하게 악기 편성을 했다. 지휘자로서는 이 작품의 대위법적 멜로디를 청중들에게 명확하게 전달하는 일이 중요하다. 브람스의 교향곡은 내게 '걸작의 기준'이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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