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 지금은 시작에 불과…"강남4구 2분기부터 본격화"
한국감정원 '최근 주택시장 동향' 발표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한 재건축발(發) 전세난이 올 2분기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재건축 이주 수요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강남권 전셋값이 오른 데다 새로 입주하는 가구보다 재건축으로 사라지는 가구가 많아 추가적인 전셋값 상승이 불가피해 보인다.
박기석 한국감정원 부동산연구개발 실장은 11일 대한주택보증 서울지사에서 열린 수도권 뉴스테이 상담센터 개소식 기념 세미나에서 "올해 서울에서 1만3000가구가 재건축으로 이주할 예정이며 내년에는 감소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올해 강남·서초·송파·강동구 등 강남4구에서 재건축으로 인해 이주하는 가구 수다.
분기별로는 1분기 1250가구를 시작으로 2분기 4069가구, 3분기 4367가구, 4분기 3046가구가 이주한다. 상반기(5319가구)보다는 하반기에 옮겨가는 가구 수(7413가구)가 더 많다. 지역별로는 강동구 5670가구, 강남구 4060가구, 서초구 2603가구, 송파구 400가구다. 바통을 이어받아 내년에는 강남4구 7945가구, 다른 지역 929가구 등 8874가구가 이주를 앞두고 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해 9월 '강남4구 재건축사업 집중에 따른 전세난 관리방안'을 발표하면서 올해 재건축으로 강남4구에서만 2만4000가구가 멸실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이에 따라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조례'를 개정해 이주 시기를 강제 조정할 수 있는 대상을 확대했다. 그러나 5개월새 재건축 이주 수요가 절반 가까이로 줄어들었다.
최경주 서울시 주택정책과장은 "재건축 사업 일정이 늦춰져 사실상 올해 안에 이주가 어려운 개포주공 1단지와 4단지 8000여가구가 통계에서 빠졌다"면서 "고덕주공 3단지(2500가구)도 올해 이주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초 예상 이주 수요보다는 9000가구 줄었지만 여건은 마찬가지다. 강남4구 입주 가구보다 멸실 가구가 1000가구 더 많고 이주 수요도 1만3000가구나 돼 강남권 전셋값 상승은 불 보듯 뻔하다. 이미 지난해 말부터 전셋값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감정원에 따르면 강남4구 전셋값 상승률은 지난해 8월 0.28%에서 9월 0.54%, 10월 0.48%, 11월 0.20%, 12월 0.34%, 올 1월 0.69% 등 최근 6개월간 2.55% 올랐다. 특히 강동구는 6개월 동안 5.47% 상승했다.
재건축 추진 단지에 거주하는 임차인들은 강남구 내 비슷한 수준의 아파트 또는 인근 지역으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됐다.
박기석 실장은 "강남·서초구 내 중형 이상·고가 전세에 살고 있는 임차인 5000여가구는 강남3구 지역 내 비슷한 아파트로, 강남·송파구의 소형 아파트 임차인 1만9000여가구는 전셋값이 저렴한 경기 남부나 동부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주변 지역에서 이주 수요를 소화할 수 있도록 주택공급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