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빈 집'으로 전세난 해결, 가능할까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3개월 이상 임차인을 구하지 못한 빈 집을 시세보다 싸게 공급하겠다. 아파트보다는 다세대나 빌라가 주로 대상이 될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
서울시가 2월부터 민간이 보유한 빈 집을 시세보다 10% 낮게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정책을 편다. 집주인이 주변시세의 90%로 낮추겠다는 확약을 하면 시가 중개수수료를 지원해주기로 했다. 집주인의 신청을 받아 올해 3000호를 공급하기로 했다. 민간주택을 공공 임대주택 형태로 끌어들여 전세난을 잡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가동한 것으로 풀이해 볼 수 있다. 서울에 있는 350만여채의 주택 중 3%만 비어있다고 쳐도 약 10만채라는 여유분을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서울시의 재정여건상 공급할수록 부채가 늘어나는 건설형이나 매입형 공공임대주택에만 매달릴 수 없는 여건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도 보인다. 지난해 12월 박원순 시장이 발표한 임대주택 8만호 공급 세부계획에서 선보인 바 있는 '민간주택 공가 임대주택'은 서울시의 재정을 개선하면서 서민의 전월세난을 잡을 수 있는 '일거양득형' 주택정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장밋빛 기대만 있는 건 아니다. 비어있는 집이라면 수요자들이 외면하고 있을 가능성이 농후해서다. 빈 집에 세입자를 들이지 못하는 집주인이야 반색할 수는 있다. 그나마 시세의 90%라는 가이드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게다가 전세보증금이 2억5000만원 이하이고 전용 85㎡ 이하인 주택만 대상인 것도 한계다. 지난해 말 서울의 85㎡ 기준 평균 전셋값이 2억6265만원이었다. 전셋값이 비싼 강남권이나 도심권 아파트는 거의 제외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시의 정책이 탁상공론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양질의 주택'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세심한 후속조치와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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