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인과는 단정 어렵지만 보호자 동의 받지 않은 책임은 인정

[아시아경제 박준용 기자] 정신분열병환자를 보호자에게 설명 없이 강제로 묶은 채 치료를 하다 숨지게 한 국립병원이 손해배상책임이 있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5부(부장판사 한숙희)는 2012년 국립서울병원에서 치료 중 숨진 이모씨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에 대해 "국가가 28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8일 밝혔다.

이씨는 불면증과 불안증세에 시달렸고, 국립서울병원에서 정신불열병 진단을 받았다. 약물투여량을 높여도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고, 2012년 입원하게 됐다.


당시 의료진은 이씨가 자해시도를 하려하자 몸을 묶어두고 치료를 했다. 하지만 11일 만에 호흡곤란 등으로 숨졌다. 이씨는 11일 동안 9차례 강박을 당했고, 사망원인은 폐동맥혈전색전증이었다.

유족은 이씨의 사망원인을 들어 병원 측의 강박치료로 이씨가 사망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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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유족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의료진이 불필요하게 이씨를 묶어둔 것이 사망원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환자를 묶어둘 때 가족의 동의를 얻지 않은 병원의 조치는 문제가 있다며 배상책임을 인정했다. "강박조치를 실시하는 의료진으로서는 환자나 보호자, 가족에게 강박 이유에 관해 충분히 설명할 의무가 있다"며 "그런데도 병원에서는 강박치료를 한다는 사실을 설명했다고 볼 증거가 없는 만큼 설명 의무를 위반한 과실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박준용 기자 juney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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