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골든타임…체질강한 경제로 대한민국 改造할때
[靑羊처럼 2015]①4·3·3혁신전략,지금이 최적기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2015년이 경제 재도약의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는 인식을 갖고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이행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박근혜 대통령·2014년 12월29일 '2014 핵심 국정과제 점검회의'에서)
"올해는 경제혁신 3개년계획의 실천이 시작되는 원년."(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다행히 올해 1년은 시간이 우리 편."(최경환 경제부총리 신년사)
"2015년 한 해는 한국경제 재도약을 준비하는 데 얼마 남지 않은 귀중한 골든타임."(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정·관·재계를 대표하는 수장들이 한목소리로 올해를 골든타임이라고 부르는 것은 단순한 정치적, 선언적 구호가 아니라 절실함과 절박함이 담긴 외침이다. 올해를 골든타임이라고 부르는 가장 큰 이유는 그간 경제에 발목을 잡아온 정치와 충분히 거리를 둘 수 있는 해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 집권 3년 차인 올해는 총선이나 대선, 지방선거 등 전국단위 선거가 없는 해다.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 등 정치일정을 고려하면 올해가 경제 재도약의 최적기다.
◆선거없는 해, 구조개혁·체질개선 적기= 선거가 없다는 것은 우리 경제의 고질적인 아킬레스건인 정치의 경제정책과 경제주체에 대한 영향력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시장경제의 작동원리가 그나마 작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표상으로 봐도 선거는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끼쳐왔다. 앞으로 경기에 대한 기업들의 생각을 지표화한 제조업경기실사지수(BSI)가 대표적이다. 지수 100은 이전 분기 대비 '경기 불변', 100보다 높으면 '호전', 낮으면 '악화'를 의미한다. 2002년 지방선거 당시 2분기 BSI(실적 110·전망 127)는 100을 넘어섰지만 대선을 고비로 하락하다 2003년 3분기(86·97)는 주저앉았다. 또 2004년 2분기 총선(95·107) 때 올라갔지만 3분기(88·100)와 4분기(88·98)에 다시 추락했다.
설비투자지수(계절조정·2010년=100 기준)도 비슷한 흐름이다. 2002년 2분기(68.1) 이후 대선 때까지 상승세를 기록했다가 2003년 3분기 65.4로 원위치했다. 기업인 출신 이명박 대통령의 효과로 2007년 4분기 94.1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하락세를 거듭해 2009년 11분기에는 71.0까지 내려갔다.
BSI와 설비투자지수가 선거에 영향을 받은 것은 정치권의 포퓰리즘 경쟁 때문이다. 2012년 총선과 대선을 관통하면서 경제 전반에 화두가 된 경제민주화. 경제민주화는 최근 대형마트 영업규제 위법 판결에서 보듯 논의가 진행될수록 대기업의 정당한 경제활동을 가로막는 부작용을 드러냈다. 정쟁이 심화되면 될수록 민생관련 법안 혹은 경기활성화를 위한 법안들이 조속히 처리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국회가 지난달 29일 본회의를 열고 148건의 법안을 무더기로 처리했지만 정작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은 대부분 제외됐다.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은 박근혜정부가 경제활성화를 위해 중점 과제로 선정한 법안이지만 2012년 9월 발의되고 나서 2년 넘게 국회에 발목이 잡혀 있다. 창업 벤처기업의 자금 숨통을 터주는 자본시장법(크라우드펀딩법)에 대해서도 여야가 여전히 견해 차를 좁히지 못했다.
학교 앞 호텔 신축을 허용하는 관광진흥법, 원격진료를 허용하는 내용의 의료법개정안도 여야 간 이견 때문에 여전히 논의 단계에 머물러 있다.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과 함께 대표적인 경제활성화 법안으로 꼽히는 크루즈산업 육성법과 마리나항만 조성·관리법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 밖에 국제회의 복합지구를 지정해 세제·재정 지원의 근거를 마련하는 국제회의 산업 육성법, 복합리조트 사전심사 절차를 개선하는 경제자유구역 지정·운영 특별법 등도 처리되지 못했다. 이들 법안들에 대한 여야 간 입장 차이가 커 이달 14일까지 열리는 임시국회 중에도 처리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쾌도난마식 결단 필요= 골든타임을 외치는 또 다른 이유는 우리 경제가 과거부터 갖고 있던 구조적 문제와 대외 리스크가 정부 재정이나 정책만으로는 대처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신 3저(저물가·저성장·엔저)를 넘어서지 못하면 일본과 같은 잃어버린 20년의 불황에 빠질 수도 있다는 경고음이 곳곳에서 들린다.
소비자물가는 2013년에 이어 올해, 내년에도 1%대를 탈출하기 어렵다. 정부의 올 성장률 전망(3.8%)이 달성되더라도 2011년부터 올해까지 5년 연속 잠재성장률(4%)을 달성하지 못하게 된다. 저출산ㆍ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가 급속히 나타나고 있고, 가계부채는 이미 1000조원(2014년 9월 말 기준 1060조원)을 훌쩍 넘어서 시한폭탄이 됐다. 부채 증가속도는 빠른데 부채를 갚을 능력을 의미하는 부채상환능력은 떨어지고 있다.
정부와 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하면 우리 경제는 4·3·3 전략을 통해 경제 재도약의 돌파구를 모색해야 한다. 김동원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는 '2015년 경제전망과 과제' 보고서에서 우리 경제가 중장기와 단기적, 구조적으로 피할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단기적으로는 미국 금리인상 후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과 수출 부진, 기업투자 위축, 가계소비 부진을, 중장기로는 가계부채 위험과 중국 성장 둔화, 수출주도 성장의 한계를 각각 꼽았다. 구조적인 문제로는 저성장·고령화 문제를 제시했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 "개발시대의 거품을 걷어내는 구조조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성장잠재력 제고와 경제의 기초체력 강화를 주문하고 "단편적 구조개혁은 시간낭비"라면서 포괄적 구조개혁 추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저성장, 고령화와 관련해 "역사적 시간과의 싸움이며 역사적 시간을 낭비한 죄(罪)를 짓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2015년은 오랜만에 찾아오는 '선거 없는 해'로 경제 구조개혁을 무리 없이 추진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라면서 "저성장과 디플레이션 위기를 근본적으로 치유하기 위해서는 우리 기업의 국내투자(U턴)는 물론 외국기업의 국내투자(K턴)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본부장은 이를 위해 "획기적인 규제개혁과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해소, 서비스업의 고부가가치화, 모험자본 육성이 시급하며 구조개혁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논의 및 소통 강화를 통해 사회 갈등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3개년 틀에서 4대 개혁·리스크관리 나서= 정부도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큰 틀 안에서 공공과 노동, 금융, 교육 분야 등 핵심분야의 구조개혁에 총력을 다하는 한편 소비와 투자 등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계획이다. 공공부문 개혁의 핵심인 공무원연금개혁은 올해 4월을 시한으로 국회 내 연금개혁특별위원회 및 국민대타협기구를 발족했다.
노동시장 구조개혁도 공론화가 이뤄지고 있으나 기간제·파견(비정규직) 근로자 사용기간 연장, 일반 해고요건 절차·기준 마련 등에서 노사정 간 이견조율을 통한 '대타협'이 추진된다. 구조개혁 과정에서 나타날 이해당사자들의 거센 반발과 저항을 어떻게 넘느냐는 집권 3년차의 명암을 가를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최 부총리의 의지는 결연하다. 그는 "개혁은 힘이 들고 욕 먹을 수도 있지만 선택지 없는 외나무다리이자 입에는 쓰지만 체질을 바꿔줄 양약(良藥)"이라며 "개혁이 없으면 일자리도, 성장도, 복지도 불가능하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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