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지원 사례 많은 곳 1위…주택가·원룸촌 51%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 지난 7월 새벽 2시께. 한 대학가 주변 편의점에 20대 여성이 급히 뛰어들어와 "도와달라"고 외쳤다. 편의점주가 왜 그런지 이유를 물으며 밖을 보자, 여성을 쫒아온 남성 2명이 편의점을 떠나지 않고 계속 쳐다보고 있었다. 놀란 점주는 무선비상벨을 눌러 경찰에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을 본 남성들이 도망가면서 여성은 집까지 안전하게 귀가 할 수 있었다.
# 지난 10월 중순 오후 11시께. 한 여대 인근 원룸촌 골목 편의점에 한 20대 여대생이 뛰어 들어왔다. 오토바이를 탄 채 이 여성을 천천히 계속 뒤따라오는 한 남성이 있었기 때문. 편의점주는 이 여성을 안심시키고 무선비상벨로 경찰을 호출, 무사히 귀가 시킬 수 있었다.
서울시는 올해 3월부터 24시간 편의점 628곳과 함께 '여성 안심지킴이 집'을 운영한 결과 여성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긴급지원 사례가 11월까지 72건이 발생했다고 19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여성 안심지킴이 집 긴급지원 사례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 것은 낯선 남자나 취객이 쫒아와 긴급히 대피를 도운 경우로, 전체의 65.2%(47건)을 차지했다. 이밖에도 ▲만취한 여성을 성폭력 위험에서 도운경우(16.6%·12건) ▲취객이나 애인의 폭행으로부터 도운 경우(4건·5.5%) ▲가정폭력으로 인한 대피(2.7%·2건) 등이 뒤를 이었다.
앞서 시는 지난 2월25일 한국편의점협회와 회원사 CU,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씨스페이스 등과 협약을 맺고 서울지방경찰청과 함께 24시간 편의점을 여성 안심지킴이 집으로 지정한 바 있다. 시는 이같은 안심지킴이 집 운영 내실화를 위해 현장 모니터링, 홍보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시는 19일 여성 안심지킴이 집 운영 유공자에 대한 표창행사를 갖고, 여성의 위기 상황에 도움을 준 편의점주와 협회, 회원사 등 총 19명에게 표창장을 수여했다.
수상자인 박상철 CU 점주는 "우리가족을 지킨다는 마음으로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며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는데 이렇게 수상하게 돼 앞으로 더 열심히 참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현옥 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는 비단 서울시의 노력만으로는 막을 수 없다"며 "협회, 기업, 시민들이 함께 하는 여성안심지킴이 집과 같은 민관 협력 모델을 통해 앞으로 여성의 안전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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