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조조 태어난 양띠 해…'행복을 부르는 양'展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2015년 을미년(乙未年)은 양띠 해다. 현대에 들어와 양에 대한 일반적인 이미지는 면직물의 재료를 제공하는 면양(綿羊)이지만 농경문화인 우리나라에서 양은 20세기 이전까지만 해도 산양(山羊) 또는 염소로 더 익숙했다. 양의 외형과 습성, 생태는 상(祥)ㆍ선(善)ㆍ미(美)ㆍ희(犧)처럼 좋은 의미의 한자에 반영돼 있듯이, 우리 생활문화 속에서 길상(吉祥)의 소재로 자주 등장했다.
양에 대한 우리의 전통적 인식과 양의 상징성, 민속을 소개하는 전시가 열린다. 17일부터 내년 2월23일까지 서울 경복궁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열리는 '행복을 부르는 양' 특별전이다. 양과 관련된 그림들과 '양석(羊石)' 조각, '양정(羊鼎)'과 같은 제기 등 총 76점의 자료가 공개된다.
양은 '십이지(十二支) 동물' 중 하나다. 십이지는 시간과 방위의 개념을 뜻하며, 이를 수호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동물들이 각각 다르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십이지가 새겨진 해시계'는 돌로 된 나침반 둘레에 12지가 새겨져 있으며, 해의 그림자로 시간을 가리키도록 제작됐다. 여기서 양을 의미하는 미(未)의 시각은 오후 1~3시이다. 조선시대 의장기(儀仗旗)로 사용한 6정기(六丁旗, 왕실의 가례나 흉례 의식 때에 사용하던 여섯 신장을 그린 기)의 하나인 '정미기(丁未旗)'도 볼 수 있다. 아래쪽에는 양 머리가 그려져 있으며 가운데에는 액을 막아주는 부적이 그려져 있다. 조선 후기 그림 '기양동자도(騎羊童子圖)'에는 동자가 흰 양을 타고 있고 그 주변에 두 마리의 양이 함께 가고 있는 모습이 표현돼 있다. 흰 양은 신선과 관련된 그림이나 이야기에서 상서로운 이미지로 나타난다. 왕실 제사 때 삶은 양을 담았던 솥 형태의 제기인 '양정'은 제기의 아랫부분에 양머리 형상의 다리가 3개 달려 정을 받치고 있다. '양석'은 돌로 만든 양 모양의 조각상으로 무덤ㆍ사찰 또는 신성한 장소에 설치해 사악한 기운을 막고 복을 기원했다. 또한 과거 일생생활 속에서 쓰였던 양과 관련된 물품들도 전시된다. 양털배자는 저고리 위에 덧입는 조끼형태의 겨울용 겉옷으로, 안에 양털을 댔다. 1955년도 '을미월력(乙未月曆)'은 당시 금융조합에서 홍보용으로 제작한 을미년 양의 해 달력이다. 한 장으로 된 벽보용으로, 왼쪽과 오른쪽에 흰양과 검은 양이 각각 1마리씩 4마리가 그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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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에서는 연도별로 양띠 해에 태어난 인물과 발생한 사건들을 표시한 그래픽 자료가 함께 비치된다. 양띠 해에 태어난 국내 인물로는 독립운동가 조만식(1883년), 조선시대 성리학자 송시열(1607년), 조선 3대왕 태종(1367년) 등이 있다. 외국 인물로는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가 1955년에, 토마스 에디슨과 알렉산더 벨이 1847년생 양띠다. 삼국지의 주요인물 조조 역시 양띠 해에 태어났다.
양띠 해 발생한 주요 사건으로는 1919년 3ㆍ1운동, 1907년 헤이그밀사사건과 고종강제퇴위, 1871년 신미양요, 1607년 조선통신사 일본 파견 등이 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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