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류네트워크 홍보대사 맡아 "후배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제 이름 더 알릴 겁니다"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국가대표 강수일 선수입니다."
사회자의 힘 있는 소개. 허리 높이에 일렬로 선 아이들이 박수를 친다. 장갑 낀 손이라 소리가 크지는 않다. 표정에 호기심이 가득하다. 영하 1도의 쌀쌀한 날씨. 분위기가 약간 어색하다.
잔디구장에서 약 30분 동안 장애물을 넘고 공을 주고받으면서 강수일과 아이들의 거리감은 사라졌다. "김치~!" 사진을 찍는 표정도 한결 밝았다. 강수일은 과자와 음료수병을 들고 스스럼없이 옷을 잡아당기는 등 친근감을 표시하는 아이들의 얼굴을 수시로 휴대폰 카메라에 담았다. "즐겁게 공을 차고 웃으니 보기 좋잖아요. 어린 친구들이 소외감 없이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었어요."
강수일은 다문화 가정 어린이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이렇게 표현했다. 한 시즌을 마친 휴식기를 이용해 3년째 아이들과 교류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자신이 출전하는 K리그 클래식 경기에 아이들을 초청해 축구 관람 기회도 제공했다. 인천에서 강수일과 같은 방을 쓰며 친분을 쌓은 전재호(35)는 "유익한 시간을 함께하고 싶다는 (강수일의) 의견에 회원들이 흔쾌히 동의했다"고 했다. 박정숙 호프키즈 다문화 FC 단장(44)도 "함께 공을 차고 아이들에게 추억이 될 만한 기회를 만들어 주는 자체가 기쁨이다. 국가대표 선수로 뽑힌 것도 나중에 큰 희망이 될 것"이라고 했다.
강수일에게 축구는 살아남기 위한 경쟁의 연속이다. 프로 데뷔부터 1군 선수로 성장하기까지 모든 과정의 화두는 생존. 국가대표 팀에서도 마찬가지다. "축구 선수로서 목표는 국가대표였어요. 이제 그 목표에 조금 가까워진거죠. 제가 꿈을 이뤄야 다문화 어린이들에게도 희망을 주고 이런 자리가 관심을 받을 수 있어요. 좀 더 이름을 더 알려야죠."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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