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교양이 있는 정원이 필요하다"는 농부

성범영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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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제주도 제주시 한경면 녹차분재로에 있는 '생각하는 정원'은 세계유일의 분재 테마파크다.성범영 원장은 40여년을 정원조성과 분재를 만들고 분재문화를 확산하는 데 보낸 '농부'다.

성 원장은 지난 5일 통일부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문화와 교양이 있어야만 나라 수준이 올라간다"고 거듭 강조했다.류길재 장관도 이곳을 찾았지만 그는 처음에 알아보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분재 하나를 키우는 데 10년이나 30년 이상도 걸린다"면서 "아프며 인내하며 조화해서 이뤄진 것이 분재예술"이라고 말했다.


모과나무 분재

모과나무 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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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제주도 관광안내도에는 나오지 않지만 알 사람은 다 안다. 후진타오·장쩌민 중국 주석을 비롯해 세계명사들이 찾았고 전세계에서 수많은 외국인 관광객과 학생들이 방문했다. 2000년9월엔 북한 김용순 노동당 비서가 직접 찾아 글을 남겼다. 또 남북 국방장관 회담에 참석한 김일철 인민무력부장도 발을 디뎠다.


북한 김용순 노동당 비서가 남긴 글

북한 김용순 노동당 비서가 남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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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원장은 "중국인들이 감격한 것은 중국이 원조지만 중국에서 사라진 '분재문화'가 오롯이 있기 때문이었다"면서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은 1995년 이곳을 다녀간뒤 고위간부들에게 '개척정신'을 배워오라며 보내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중국인들은 감사의 표시로 1000여점의 글과 그림을 액자로 만들어 보내왔다.


성 원장은 제주도에서도 오지인데다 가시덤불로 뒤덮인 황무지인 이곳을 1963년부터 개간해 1992년 7월 개원했다. 이곳에는 수령이 500년인 한국향나무,100년인 소사나무와 속이 썩은 매화나무, 수십년 된 모과나무,팔만대장경의 목판인 돌배나무 등 값을 따질 수 없는 분재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특히 이식을 싫어해 땅에서 화분에 옮겨 심는 데 10년이 걸린 소사나무를 그는 중히 여긴다.


소나무 분재

소나무 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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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용인 수지 사람인 성 원장이 제주도를 고향으로 삼게 된 계기는 군대를 제대한 1년 뒤인 1962년 라디오 방송을 들은 것이다. 제주도는 풍광이 아름답지만 가난하다는 게 주된 내용이었다.그래서 군대 내무반 동기가 사는 북제주도 저지리를 찾아갔다.이곳이 오늘날 '생각하는 정원'이 있는 자리다.


돈이 없어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입대한 성 원장은 남대문에서 국산 와이셔츠를 팔다가 직접 와이셔츠를 맞춰 팔아 돈을 벌었다.그는 당시에는 보기 드물게 고객카드를 작성하고 24시간 안에 맞춤 와이셔츠를 제공하는 서비스 덕분에 큰 돈을 벌었다. 처음에는 감귤밭 1500평을 샀다가 그것을 황무지와 바꿔 오늘날의 정원으로 탈바꿈시켰다.


간호사 출신인 부인은 3000마리에 이르는 돼지 먹이주기,인부 식사 제공 등 온갖 허드레일을 하다가 쓰러져기도 했다.그렇지만 아무 것도 그의 의지를 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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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요즘 방문객들을 상대로 '분재 문화' 알리기로 바쁘다. 한국 고유의 정서와 문화가 담겨야 한다는점을 역설한다.


그는 저서 생각하는 정원'에서 "분재는 천시지리인화(天時地理人和)가 이뤄져야 아름답다"고 강조했다. 즉 "나무는 하늘의 천기를 받아 흙에 뿌리를 내리고 자연의 시련을 겪고, 인간의 마음과 우주의 시간이 머무른 자리에 연륜을 다져서 만들어진 게 분재"라는 분재철학을 설파했다.이런 것을 알 정도의 문화와 교양이 우리나라에는 다소 부족해 아쉽다고 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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