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초 스팀다리미 성공비결 공개…"여성들, 아이디어 실현시켜라"
한 대표는 "맞벌이였던 제가 스팀청소기를 개발한 이유는 무릎꿇고 걸레질을 하다 스팀다리미를 보고 '스팀다리미에다 걸레를 대고 봉을 이으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떠올렸기 때문"이라며 "설거지도 도와주던 남편이었지만 걸레질만은 '인체공학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도와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스팀청소기를 만드는 것은 녹록치 않았다. 여성이 사업하는 것 자체가 생소했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한 대표는 "정부 지원사업 참가를 위해 찾아갔더니, 담당자가 '바지사장 아니냐'며 윽박질렀다"며 "여성 속옷을 파는 MD(상품담당자)마저 남성이었던 시대"라고 말했다.
프랑스어과 전공이었던 한 대표는 스팀청소기를 개발하면서도 기계에 대해서는 거의 몰라 고생을 하기도 했다. 그는 "스팀청소기 개발 당시 엔지니어들의 말을 못 알아들어서 굉장히 많이 끌려다니기도 했다"며 "이제는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엔지니어가 말하면 대안을 제시할 정도까지 발전했다"고 말했다.
그가 끝없이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이유를 "여성들이, 엄마들이 가사에 쏟는 시간 대신 더 많은 시간을 가족들과 행복하게 보내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원동력"이라며 "창의적이고 평등한 조직문화를 조성해 임직원들의 아이디어를 십분 살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향후 여성 사외이사를 지원하는 WCD(Women Corporate Directors)의 한국지부도 설립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외국에서는 경제계에서 뛰어난 여성들이 사외이사에 지원하고, 사외이사로서 역할도 많이 하는데 우리나라서는 올해 한 분도 없다"며 "여성들도 승진하고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유리천장을 깰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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