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지배구조 개선안 내놓지 못하면 무산 가능성 커
지난 21일 KB금융의 2014년 임시주주총회에서 윤 회장은 LIG손보 인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다시 한 번 내비쳤다. 그는 이사 선임 직후 질의응답에서 "LIG손보는 장기보험상품 비중이 70%가 넘어 리테일이 강한 KB와 시너지가 가능하다. 고객 구성도 굉장히 좋고 자동차보험도 타사에 비해 나쁘지 않다."고 전제했다. 이어 "현재까지 전임 경영진이 추진한 것을 철회할 이유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윤 회장은 은행업 성장동력이 둔화된 상황에서 KB국민은행이 KB금융그룹 자산의 7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치우친 구조를 개선해야한다는 의지가 확고했다.
금융위가 지배구조 개선의 핵심이라 보는 사외이사의 거취는 이날도 이렇다 할 메시지가 나오지 않았다. 이경재 의장은 조기 사임했지만 김영진 사외이사는 오히려 "여러 매체에서 우리 사외이사들을 한꺼번에 몰아 이익만 챙기고 책임은 지지 않고 자기 위치만 보전한다고 비판하지만 (이사들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해 달라"며 이사회를 향한 비판에 선을 그었다. 이사들은 이날 주총 후 열린 회의에서도 안건만 논의한 후 빠져나갔다. 국민은행 김중웅 이사회 의장과 박재환 이사만 각각 내년 4월 임기 만료 전에 떠나거나 연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KB 내부에서도 당국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손경옥 국민은행 우리사주조합장은 "금융당국이 LIG손보 인수 승인을 볼모로 민간 금융사의 사외이사를 나가라고 하는 것은 감독권한의 월권이며 관치"라며 "윤 회장은 3만 여 임직원의 대표로서 눈치 보거나 끌려 다니지 말아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대표도 "KB에 불행한 일이 계속 재현되는 이유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관치개입"이라고 꼬집었다. 노조도 이날 "KB금융과 LIG손보가 금융위의 몽니로 발목을 붙잡혔다"며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장현 기자 insid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