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동남아문화원' 부지 공모하는 속사정
[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외교부가 부산시로부터 기증받기로 한 가칭 '동남아문화원' 건립부지를 공모에 나서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외교부는 2014년 한·아세안 대화관계 수립 25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정상회의(다음달 11~12일) 성과사업으로서 전시·공연 등 기능을 갖춘 동남아문화원(가칭)을 부산에 건립하기로 결정하고 건립예산을 국회와 협의를 벌여왔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지난 3일 "부산시가 부산 백병원 근처 요지를 건립부지로 제공하기로 했다"면서 "부산시는 이미 동남아 6개 도시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고 다문화 가정도 많다"고 선정배경을 밝혔다.
당시 이 당국자는 예산심사와 정부 발주,기본설계,실시설계,시공자 선정 등을 거치면 올해 하반기에 착공해 2017년께 문을 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또 문화원 개원에 필요한 총예산을 100억원, 연간 운영유지비로 20억원 정도로 추정했다.
그런데 외교부는 갑자기 방침을 바꿨다. 외교부는 21일 동남아문화원 건립을 위해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하기를 희망하는 개인, 기관, 단체를 공모한다고 공고했다.
부지조건은 ▲유동인구가 많고 관람객들의 접근이 용이한 장소에 위치 ▲대중교통으로 접근가능 ▲부지 규모는 800평 이상 등이다. 공모대상은 동남아문화원 유치를 희망하는 지방자치단체나 민간단체다.
외교부는 다음달 5일까지 문화원 유치를 희망하는 지방자치단체와 개인과 기관 등 민간단체로부터 신청을 받아 12월8일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부산시를 문화원 후보지로 낙점했던 외교부가 돌연 부지 공모에 나선 것은 국회의 주문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심있는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에게도 참여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논리였고, 외교부도 '절대갑' 국회의 요구를 받아들 일 수밖에 없었다.
외교부 관계자는 24일 "국회의 요구로 부지 공모에 나섰다"면서 "부산시는 이미 부지 제공 의사를 분명히 밝혔고 다른 지방자치단체는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소개했다.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서울 신촌과 경기도 일산 등 수도권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부지를 물색했으나 주민들이 문화원을 '혐오시설'로 여긴다는 결과가 나온 적이 있다"면서 "반면 부산시는 요지를 제공하겠다는 뜻을 피력해 사업을 추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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