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장용준 기자]트로트가수 서인아. 트로트계 비타민으로 불리는 그는 조금은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아역 배우부터 시작해 오랫동안 영화계에서 연기자 생활을 해왔기 때문. 그런 그가 갑자기 지난 해 8월 디지털 싱글 '고무줄'을 발표하며 가수로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자 많은 이들이 놀라움을 표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자 걱정은 기우였음이 밝혀졌다. 서인아는 '고무줄'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해 지금은 각종 방송과 행사, 라디오 진행을 하고 있다. 몇 년 전까지 연기를 계속해오던 그가 트로트 가수가 된 사연은 무엇일까.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서인아를 최근 충무로에서 아시아경제가 만났다.
어릴 때부터의 꿈이었어요. 하지만 제가 지방 출신이다 보니까 오디션을 보는데 제약이 있었죠. 또 그 당시에는 어린 사람이 트로트를 한다고 하면 주위에서 보는 시선이 곱지 않았어요. 그래서 혼자서 트로트를 부르고 연습했죠. 예전보다 젊은 사람들도 트로트를 많이 듣게 되면서 미뤄온 꿈을 하고 싶었죠.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물론 있었죠. 예전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곡에 어울리는 가수를 찾고 있어 참가를 했어요. 아쉽게 한 표 차이로 떨어져 집에 가고 있는데 심사위원 한 분이 노래를 제대로 배워보지 않겠냐고 제안하셨죠. 스타성도 있으니 연기보다 노래를 하는 게 어떻겠냐고 하셨어요. 그 제안을 계기로 발성 연습부터 시작해 노래를 본격적으로 배우게 됐죠.
-그렇게 음악을 시작했다. '음악'에 대한 감정도 남다를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음악'이 그저 좋았어요. 이제는 가수로서 무대에서 마이크를 잡으면 자신감도 생기죠. 노래에는 내가 가진 것을 모두 표현할 수 있는 매력이 있기 때문이에요.
요새 가수 못지않게 노래를 잘하는 사람이 많죠. 저는 논어에 나오는 '지호락(知好樂)'을 항상 생각해요.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는 것. 나 자신이 즐겁게 노래 부르고 관객들도 함께 호흡하고 어울릴 수 있으면 그걸로 충분한 것 같아요.
'고무줄'은 서로 밀고 당기는 연애 방식을 고무줄에 빗대 표현한 노래로 '살짝살짝 당겨요. 살짝살짝 밀어요'라는 가사가 중독성이 있다고 해요. 개인적으로 저는 밀고 당기기, 즉 밀당을 하기 보다는 상대에게 푹 빠지는 편이죠. 내 사람에게는 앞뒤 안 재고 잘해요. 연애를 할 때도 열정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내 남자한테는 천상 여자죠.(웃음)
-'고무줄'을 국방부 음악회에서도 불렀다고 들었다.
57인조로 구성된 국방부 관악대의 반주로 '고무줄'을 불렀는데 너무 감격스러웠어요. 개인적으로도 뜻 깊은 행사였고 트로트 곡을 관악대 반주에 맞춰서 부른 건 아마 최초이지 않나 싶어요. 군인 분들이 뜨겁게 호응해주시고 함께 호흡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어요.
-팬도 많이 생겼을 것 같다. 기억에 남는 팬이 있나.
공연에 찾아오셔서 사전에 풍선을 다 돌리신 분이 있어요. 무대 위에서 보는데 팬들이 저를 위해 풍선을 들고 계시니까 힘이 나고 행복했어요. 너무 감사하죠. 평택에 사시는데 강원도까지 오셔서 선물 주시는 분도 있고 산삼을 챙겨주시는 분도 있고요. 제가 더 잘 돼서 고마운 팬들도 챙기고 싶어요.
-가수생활의 목표가 있다면?
일단은 대중들에게 지금보다 더 인정받고 또 사랑을 얻고 싶죠. 훗날엔 아버지 앨범을 제작하고 싶어요. 아버지 꿈이 가수셨거든요. 아버지와 듀엣곡도 부르고 싶어요.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아버지 가수 못 시켜드린 게 평생에 한이 됐다고 하셨어요. 이야기를 듣는데 너무 가슴이 아팠고, 아버지의 꿈을 꼭 이뤄주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저를 보러 지방까지 찾아와주시고 응원해주셔서 항상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모습 보여 드릴테니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네요.
장용준 기자 zelr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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