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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몸속에 로봇…로봇닥터 시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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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 파괴·뇌수술·혈관뚫기·캡슐내시경 등 로봇의료의 진화

▲몸 속에 작은 로봇이 들어가 치료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사진제공=전남대 로봇공학연구소]

▲몸 속에 작은 로봇이 들어가 치료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사진제공=전남대 로봇공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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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이너 스페이스(Inner Space).

우주 내부 공간으로 해석할 수 있다. 우리 몸속을 의미하기도 한다. 1987년 개봉된 영화 '이너 스페이스'는 주인공이 탄 비행체를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아주 작게 만들어 인체에 투입하는 실험과정을 다루고 있는 영화이다. 당시 전 세계적으로 충격적인 영화로 받아들여졌다. 어떻게 로봇이 사람의 몸속에 들어갈 수 있을까라는 과학적 상상력과 함께 무한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던 영화였다.
영화 '이너 스페이스'는 현미경으로만 보일 정도의 아주 작은 로봇을 운전하면서 사랑하는 연인의 몸속에 들어가 여러 가지 사건을 겪는 과정을 그렸다. 꿈으로만 머물 것이라 여겼던 세상이 지금 현실에서 펼쳐지고 있다. 미래는 또 어떤 변화를 겪을까. 최근 마이크로의료로봇 세상이 현실로 성큼 다가오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눈으로 확인할 수 없을 정도의 아주 작은 로봇이 직접 사람의 몸속에 들어가 각종 질병을 치료하는 길이 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미 상용화된 것도 있고 앞으로 몇 단계 추가 실험을 거쳐 완성될 단계에 와 있는 제품도 있다.

◆혈관에 직접 침투, 막힌 혈관 뚫어=모든 의약품은 물론 새로운 백신 등은 세상에 나오기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할 단계가 있다. 바로 임상실험이다. 인간에 직접 실행하기에 앞서 인류는 동물 실험을 한다. 이때 가장 많이 이용되는 대상 중 하나가 바로 돼지이다. 인간과 비슷한 강한 혈류와 혈압을 가지고 있는 돼지 혈관 내에 직경 1㎜, 길이 5㎜의 마이크로 로봇을 투입하는 실험이 진행됐다. 원격으로 바깥에서 위치를 제어하고 이동시키며 막힌 혈관을 뚫는 실험이었는데 성공했다. 앞으로 심혈관계 질환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마이크로의료로봇시대가 시작될 획기적 성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1세기 들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질병 중의 하나가 혈관계 질환이다. 특히 날씨가 차가워지면 뇌혈관이 터지거나 막히면서 뇌졸중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다. 심각한 경우 사망에까지 이르는 치명적 질환이다. 혈관에 무리가 오는 경우가 많다.
혈관치료 로봇은 나노(Nano), 바이오(Bio), 로봇(Robot) 기술이 총 결합된 융합기술의 총체이다. 현재 돼지 실험을 통과했고 앞으로 혈관치료 로봇기술은 물론 원격 조정에 대한 기술력도 높여나갈 예정이다. 급심근경색, 동맥경화증, 뇌졸중 치료에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몸속 여행하는 체외 원격 조정 캡슐내시경=최근 상용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마이크로의료로봇 분야중 하나가 바로 캡슐내시경이다. 큰 알약 정도의 캡슐을 삼키면 체외에서 원격으로 원하는 장기의 영상을 자유자재로 실시간 촬영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 로봇이 촬영하는 중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즉시 그곳에 준비돼 있는 약물을 주입할 수도 있다.

기존 캡슐내시경은 소화기관의 연동운동에 의한 피동적 이동으로 의사가 진단하고 싶은 부위에 멈추거나 이동할 수 없었다는 단점이 있었다. 체외 무선조종 캡슐내시경은 의사가 자유롭게 원하는 곳으로 이동시킬 수 있는 것은 물론 기존 캡슐내시경으로 12~24시간 걸리던 진단 시간도 20~30분으로 크게 단축할 수 있다. 캡슐의 크기는 길이 1.8cm, 지름 0.8cm다. 캡슐의 크기가 작기 때문에 내시경 시술 때 구토가 나거나 장기 파손 등의 걱정도 거의 없다.

◆암세포 찾아 직접 파괴=현재 전 세계적으로 질병으로 사망하는 원인 중의 1위는 암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폐암, 대장암, 유방암으로 사망하는 이들이 많다. 암은 여전히 극복되지 않고 있는 질병 중 하나이다. 21세기 암을 극복하고자 하는 전 세계 과학자들의 노력은 지금도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박테리오봇(박테리아 기반 마이크로로봇)은 10~50μm(마이크로미터) 크기 초소형 로봇이다. 대장암과 유방암을 진단해 치료하는 신개념의 약물전달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지금까지는 혈관에 주입한 박테리오봇이 항암제가 들어 있는 초미세 약물통을 밀고 암 쪽으로 이동한 뒤 약물을 암 조직까지 도달하게 하는 기술만 개발된 상태다. 여기에 사용하는 박테리오봇은 1초에 5마이크로미터를 움직이며 편모(꼬리)를 흔들어 이동한다.

박테리오봇은 암을 능동적으로 찾아갈 수 있는 진단과 치료가 동시에 가능한 마이크로로봇 개발뿐만 아니라 기존 마이크로로봇 개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했다는 측면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장기 치료 미니로봇도 암 치료에 획기적 로봇으로 평가받고 있다. 장기치료 미니로봇은 복부 속으로 들어가 간이나 위장 등의 겉면을 곤충처럼 걸어 다니며 외부를 살필 수 있다. 질병이 발생한 부분에 약물을 주입할 수도 있다. 현재 개발된 장기 치료 미니 로봇은 길이 25mm, 폭 20mm이고 모터를 사용하지 않는다. 이온 폴리머 금속 복합체라는 폴리머 복합체 작동기를 사용해 곤충의 외형과 움직임을 본 따 6개의 다리를 가지고 있다.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는 추가 연구를 통해 원거리에서도 상황을 쉽게 볼 수 있도록 영상 장비를 장착 할 수 있도록 하는데 있다. 또 로봇 내에 약품 저장소가 있어 치료가 필요한 곳으로 약물을 전달하고 적절히 주입해 다른 조직의 손상 없이 치료가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가장 복잡한 뇌 수술하는 로봇=인간의 뇌는 '작은 우주'로 부를 만큼 복잡하다. 3차원 입체영상을 통해 원격으로 뇌종양 등을 제거할 수 있는 수술로봇이 조만간 현실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직경 20 mm의 단일경로 기구부내에 직경 4 mm의 2개의 로봇 집게가 움직이면서 자유로운 동작은 물론 정밀한 수술이 가능하다. 두개골 절단면을 최소함으로써 빠른 회복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 로봇은 현재 시제품 개발을 끝내고 본격적인 임상을 준비 중이다. 국내에서 여러 가지 마이크로의료로봇의 개발은 그동안 수입에 의존하던 의료로봇 시장에 국산화의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의료기술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도약할 있는 발판을 만든 것이다.

의료로봇 분야의 전문가인 박종오 전남대 로봇연구소장은 "마이크로의료 로봇시장은 앞으로 미래를 이끄는 신기술의 집합체가 될 것"이라며 "이 분야는 나노기술(NT), 생명기술(BT), 정보기술(IT), 로봇(Robot) 등 모든 분야의 과학적 지식이 총 결합되는 융합기술의 전형을 만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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