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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 증거조작’ 사건, 예견된 솜방망이 처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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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국보법 12조 대신 형법 모해증거위조 혐의 적용…“적극적으로 공소장 변경 요구했어야”

▲유우성(34·왼쪽에서 두번째)씨가 12일 오후 참고인 신분의 검찰 조사를 앞두고 변호인단과 함께 증거조작 의혹 및 간첩혐의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유우성(34·왼쪽에서 두번째)씨가 12일 오후 참고인 신분의 검찰 조사를 앞두고 변호인단과 함께 증거조작 의혹 및 간첩혐의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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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서울시공무원 간첩 증거조작 사건 관계자들이 '낮은 형량'을 받은 것은 검찰의 사건 축소와 법원의 방치가 빚어낸 합작품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판사 김우수)는 28일 모해증거위조 혐의 등으로 기소된 국정원 대공수사팀 김모 과장에게 징역 2년6월을 선고했다.
법원은 이모 전 대공수사처장(54)에게 징역 1년6월의 실형을 선고했지만,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법정구속은 하지 않기로 했다. 이인철 전 주선양 총영사관 영사, 국정원 권모 과장 등은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며 실형을 면했다.

그나마 증거조작 연루 의혹을 받았던 국정원 직원과 협조자들은 기소돼 처벌을 받았지만, 담당 검사들은 검찰 수사단계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아 '제 식구 감싸기'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이번 사건은 수사기관이 법원을 상대로 '허위 증거'를 제출해 간첩으로 몰아가고자 했던 사안이라는 점에서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줬다. 재판부도 "국가의 형사사법기능을 심각하게 방해했을 뿐 아니라 국정원에 막중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한 국민의 기대와 신뢰를 훼손했다"면서 사안의 엄중함을 인정했다. 그러나 정작 법원의 판결은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을 사고 있다.
이는 검찰이 사실상 '축소수사'를 한 탓도 있지만 법원이 공소장변경 요구 등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지 않는 것도 큰 이유로 지목된다. 검찰은 피의자들에게 국가보안법 제12조(무고, 날조)가 아닌 형법상 모해증거위조죄 등을 적용했다.

국보법 12조(무고, 날조)는 정보 직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이 타인을 형사처분 받게 할 목적으로 국보법 관련 사건 증거를 날조할 경우 처벌 조항이다. 검찰이 국보법 12조를 적용해 기소했다면 피의자들은 7년 이상의 유기징역, 무기징역, 사형을 선고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검찰은 "날조는 없던 걸 새로 만들었다는 것이고 위조는 있는 문서를 가공했다는 점에서 법상 의미가 분명히 다르다"는 논리를 들고 나오면서 형량이 약한 모해증거위조죄를 적용해 기소했다. 이를 바로잡아야 할 법원도 재판 과정에서 이에 대해 별다른 지적을 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검찰의 '소극적 기소'를 도와준 셈이 됐다.

유우성씨의 변호인단은 "검찰이 소극적으로 기소를 하더라도 법원은 달리 판단했어야 했다"면서 "적극적으로 공소장 변경을 검찰에 요구하거나 공소장 변경이 없더라도 양형에 있어서는 국보법 위반에 준해 판단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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