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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양', 세월호 가족 첫 언급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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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실종자 일부가족 반대 등으로 현실화까지 난망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세월호 실종자 10명에 대한 수색작업이 지난 7월18일 이래 별다른 성과를 거두고 있지 못한 가운데, 실종자 가족들이 선체인양을 처음으로 언급하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서고 있다. 그러나 일부 가족의 반대ㆍ인양 환경 악화 등 여러 문제가 얽혀 현실화 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세월호 실종자 가족에 대한 법률 지원을 담당하고 있는 배의철 변호사는 23일 오후 진도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색을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인양에 대해 실종자 가족들도 이제 적극적으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종자 가족 측에서 이처럼 '인양'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9월4일 김영석 해양수산부(해수부) 차관이 기자회견에서 "실종자 수색작업이 물리적으로 한계에 도달하면 수색의 대안으로서 인양을 고려할 수 있다는 차원의 기술적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을 때는 실종자 가족들의 큰 반발에 부딪친 바 있다. 당시 이주영 해수부장관은 "선체인양은 수숭수색이 완료돼야 하며, 아직 기약은 없다"고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악화되는 수색환경이 실종자 가족들의 입장변화를 가져온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 21일에는 수중수색을 진행하고 있는 88수중개발 측이 '수색종결'을 선언한 바 있다. 실종자가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되던 4층 선미 부분에 대한 수색이 사실상 마무리된 데다, 일부 구역이 강한 조류ㆍ부식 등으로 압착돼 더 이상 수색작업을 이어갈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88측이 철수하면 작업을 이어갈 민간업체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가족들이 제시한 잭업 바지선(Jack-up Bargeㆍ4개의 기둥을 해저에 설치, 상시 작업이 가능한 바지선) 투입안 역시 세월호조차 강한 조류에 흔들리고 있다는 점 때문에 받아들여지고 있지 못한 상태다.

하지만 '인양론'이 고개를 들더라도 현실화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인양이 처음으로 언급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진도에 남아 있는 9명의 실종자 가족들 가운데서 인양이 완전히 합의된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다. 실종자 가족들 중 일부는 "아직은 시기상조"라며 인양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도 인양은 '가족들이 동의할 때'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만큼 본격적인 인양까지는 여전히 갈길이 먼 상황이다.
6825t에 달하는 세월호의 중량 역시 인양을 어렵게 하는 요소다. 지난 2010년 침몰한 천안함 함미는 세월호의 1/10 수준인 625t 규모였는데도 인양에 20일 가까운 시간이 소요됐다. 또 세월호가 침몰한 맹골수도는 평균 조류 속도가 2.2m/초에 달해 천안함이 침몰했던 백령도 인근의 1.3m/s에 비해 다소 빠른 편인데다, 수중 시거리도 20cm에 불과해 인양을 위한 준비 작업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거대한 세월호 선체를 한꺼번에 인양하는 경우 실패 위험이 크고, 절단해서 인양하는 경우에도 사전작업이 필요한 상황이다. 실제 유사한 사례인 일본 아리아케호(7000t급ㆍ2009년 침몰ㆍ절단인양)는 12개월, 파나마 뉴플레임호(8737tㆍ2007년 침몰)는 24개월이 걸렸다.

수면 위로 오르고 있는 인양론과 관련해 진도에서 사고수습을 총괄하고 있는 범정부사고대책본부 관계자는 "아직까지 실종자 가족들에게 이렇다 할 입장을 전달 받지는 않았다"며 "지난번 이주영 장관도 '아직은 인양을 논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씀하신 바 있다"라고 선을 그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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