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아직 연락은 못 해봤어요."
펜싱 남자 에페 국가대표 정진선(30·화성시청)이 훈련을 잠시 멈추고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멋적게 웃었다. 가애란 KBS 아나운서(32) 얘기가 나오자 옆에 있던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은 봤는데 막상 댓글을 남기기가 어색하다"며 "괜히 이상한 분위기로 부담을 주는 것 같아 조심스럽다"고 했다.
그는 "미디어를 통해 분위기만 잔뜩 띄우고 정작 실속은 없었다"면서 넋두리를 했다. "탁구 대표팀 유승민 코치(32)는 '언제 국수 먹을 수 있냐'고 물어보고 주위에서 자꾸 짓궂은 농담을 해서 난처하다. 감독님은 약속만 잡으면 훈련도 빼준다고 하는데 결과적으로 도움이 되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그러면서 그는 "가 아나운서도 평소에 많이 바쁘겠죠?"라고 반문한다.
"자꾸 애매한 분위기로 몰아가지 말라"며 손사래를 치던 정진선은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열린 국가대표 결단식에서 가 아나운서가 사회를 봤다. 같이 사진도 찍고 얘기를 나누고 싶었는데 기회를 놓쳤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또 "원래 그런 스타일의 차분한 여성상을 좋아했다"며 제법 진지한 눈빛으로 말했다.
"이렇게 바쁜데 가 아나운서와 만날 시간이 있겠느냐"고 물었다. 그는 돌연 표정을 바꾸더니 재빨리 안내문을 손바닥으로 가리며 단호하게 말했다. "약속만 잡을 수 있다면 대회 하나쯤은 건너뛰어야죠."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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