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이 경제 고립 상황에 처한 러시아의 구원투수 역할을 하고 있지만 유독 금융업계 지원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2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러시아를 방문 중인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13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와 만나 50여 건의 각종 협력 문서에 서명할 예정이다.

가장 주목 받고 있는 계약은 가스 협정이다. 중-러 양국은 이날 러시아 시베리아·극동 지역의 가스를 중국 동북 지역으로 수출하기 위한 '동부 노선' 가스 공급 사업에 관한 정부 간 협정에 서명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5월 러시아 국영가스기업 가스프롬과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간에 체결된 4000억달러 규모 가스공급 계약의 이행을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기 위한 협정이다.


그러나 러시아 기업들이 중국 은행권의 자금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중국 은행들과 투자자들이 러시아에 경제 제재를 가하고 있는 서방국과 등을 지는 리스크를 감당하면서까지 러시아에 돈을 대려 하지 않는 분위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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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행(BOC) 모스크바 지점의 한 고위 관계자는 "유럽과 미국 은행들이 러시아에 하지 않고 있는 일을 우리가 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간 실망할 것"이라면서 "물론, 우리도 러시아 사업을 진전시키고 있지만 리스크 또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러시아 에너지 기업 경영진도 "중국이 자금지원을 잘 안 해주려 하고 있어 러시아가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러시아 기업들을 고객으로 두고 있는 한 중국 법률가는 "미국의 눈치 때문에 7월 이후 중국 은행이 러시아 기업 고객 대출을 거절한 사례를 두 건 접수했다"고 말했다.


중국 은행권의 대(對) 러시아 대출 현황만 봐도 이러한 분위기가 단번에 드러난다. 9월 초 현재 중국 공상은행(ICBC)의 러시아 기업 대출은 33억5000만루블(약 8300만달러)이다. 중국은행과 건설은행도 각각 21억5000만루블과 13억루블을 러시아 기업에 빌려줬다. 러시아 은행 및 기업들이 내년 말 까지 갚아야 하는 외채 규모가 1340억달러에 이르는 것을 생각하면 중국 은행권의 러시아 지원은 턱 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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