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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향 진은숙 "스트라빈스키 '불꽃놀이' 100년만에 국내 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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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청중들 취향이 편중됐다…새로운 음악 들려주는 게 우리의 목표"

진은숙 서울시향 상임작곡가

진은숙 서울시향 상임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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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아르스 노바(Ars Nova)'는 새로운 예술이란 뜻이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아르스 노바'라는 이름으로 관객들에게 현대음악을 정기적으로 선보인지도 올해로 9년째다. 베토벤, 모차르트 등 고전적인 레퍼토리에서 벗어나 '미래의 고전(Classic)이 될 현대음악을 발굴해 들려주는 곳은 국내 오케스트라 중 서울시향이 유일하다. 올해도 스트라빈스키의 '불꽃놀이'와 풀랑크의 '가면 무도회'가 '아르스 노바'를 통해 국내에서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7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진은숙(53) 서울시향 상임작곡가는 "'아르스 노바'는 현대음악만 소개할 뿐이 아니라 고전 음악 중에서도 소개가 되지 않아 청중들이 잘 모르는 작품들을 들려주며, 한국에서 내노라하는 솔리스트들이 대거 출연한다"고 설명했다. "베토벤 5번, 차이콥스키 9번 등 한국 사람들의 취향이 특정한 몇몇 대곡들에만 편중돼있고, 그렇다보니 오케스트라에서도 티켓 판매 등의 이유로 이런 곡들만 들려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진은숙 작곡가는 '아르스 노바'를 위해 매번 전세계에서 발표되는 음악들을 까다롭게 듣고 선별해 프로그램을 구성한다. 이 같은 색다른 시도에 해외 유수오케스트라도 벤치마킹할 정도다. 영국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는 서울시향에 담당자를 보내 '아르스 노바'를 배워오도록 했으며, LA타임스와 독일 최대 음악잡지인 노이에 무직 차이퉁(Neue Musikzeitun)에도 소개됐다.

진은숙은 "인기가 좋지 않은 곡도 계속 반복해서 연주하다 보면 청중들의 귀가 깨인다. 이러한 작품들을 소개하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1980년대만 하더라도 잘 연주되지 않았던 말러의 교향곡이 지금은 인기를 끌게 된 것을 모범사례로 들었다. 이번 '아르스 노바 III&IV'에서도 20세기 스트라빈스키부터 21세기 안데르스 힐보리에 이르는 다양한 현대 음악을 제시할 예정이다.

먼저 오는 10일 오후 7시30분 서울 세종체임버홀에서 열리는 '아르스 노바 시리즈III-체임버 콘서트'에서는 스웨덴 출신의 작곡가 힐보리의 대표작인 '증발된 티볼리'를 아시아 초연한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극적인 장면전환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또 미국 작곡가 앤타일의 '피아노, 드럼과 함께하는 바이올린 소나타2번'과 17세기 작곡가 비버의 '비탈리아', 풀랑크의 역작 '가면무도회'가 준비돼있다. 서울시향의 위촉작품인 서지훈의 '리좀'도 세계 초연한다.
이어 17일 '아르스 노바 시리즈IV-관현악 콘서트'에서는 20세기 신고전주의를 주도했던 스트라빈스키의 초기 관현악 걸작 '불꽃놀이'가 국내 초연한다. 캐나다 작곡가 비비에의 관현악 걸작 '오리온'과 폴란드 출신 시마노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 등도 만나볼 수 있다. 비비에의 작품은 한국에서는 한 번도 연주되지 않았는데, 시적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단순하고 독특한 색채를 가졌다.

진은숙은 '아르스 노바'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원칙에 대해 "유명하지 않아도 좋은 작품, 전체 콘셉트에 어울리는 작품을 선호하며, 프로그램 자체가 하나의 작품처럼 만들어진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매회가 거듭할수록 관객들의 반응이 더 뜨거워지고 있는 것을 체감한다고 덧붙였다. "실내악 연주회는 항상 매진이고, 관현악 연주도 현대음악 치고는 판매가 잘 된다. 오는 사람들도 많아져서 매해 다져지는 느낌"이라는 설명이다.

음악을 전공하는 학생들이나 젊은 음악가를 위한 '마스터 클래스'도 준비돼있다. 8일부터 18일까지는 진은숙 작곡가 학생들에게 무상으로 개인지도를 하며, 16일에는 '우수학생 작품 리허설'을 진행한다. 진은숙은 "학생 선발기준으로 잠재력을 많이 본다. 또 학생들에게 자신만의 색깔과 언어를 찾으라"고 조언했다.

진은숙은 2001년 베를린 도이체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초빙작곡가로 위촉돼 작곡한 '바이올린 협주곡(2002)'으로 2004년 음악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그라베마이어상'을 받으며 세계 최고의 작곡가 반열에 올랐다. 2005년에는 생존 작곡가에게 주는 최고 권위의 '아놀드 쇤베르크상'을 받았으며,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사이먼 래틀 지휘자도 '세계 작곡계를 이끌 차세대 5인 중 한 명'으로 진은숙을 지목했다.

진은숙은 "아직 나만의 세계를 찾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평생 내 것을 찾기 위한 과정에 있다고 생각한다. '사이렌의 침묵', '클라리넷 협주곡' 등 최근의 두 곡도 이 과정에서 나온 곡이다. 내 것을 찾는데 도움이 되는 받침돌의 의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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