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특권을 내려놓겠다며 혁신을 모색하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국민은 반신반의한다. 약속대로 실천한 예가 없기 때문이다. 19대 국회에 들어서만도 여야는 불체포 특권 내려놓기, 의원 세비 30% 삭감, 출판기념회 회계 투명화,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의원 겸직 금지, 의원 연금제도 개선 등을 약속했다. 반쪽짜리의 겸직 금지, 연금 폐지로 개혁 시늉만 낸 것이 전부다. 나머지는 달라진 것 없이 그대로다.
혁신 의지를 보여주려면 공직자의 금품수수와 부정 청탁을 막기 위한 '김영란법' 제정을 서둘러야 한다. 세월호 참사 후 5월 임시국회 때 공론화된 데 이어 7월에는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가 8월 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그러나 아직 법안소위조차 구성하지 않았다. 의원들도 적용 대상이라는 점에서 여야가 의도적으로 처리를 미루고 있는 기색이 엿보인다.
송광호 의원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데서 보듯불체포 특권은 국회의원의 방패막이가 됐다. 그런 것을 없애는 게 혁신이다. 의원들의 출판기념회도 그렇다. 중앙선관위가 어제 발표한 '정가판매' 방안을 수렴하는 등 실효성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혁신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이번 국회에서는 과연 '슈퍼 갑'이 아닌 공복(公僕)으로서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는 약속을 실천에 옮길지 국민은 지켜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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