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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엔저 기회론'은 환율 대책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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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요동치며 금융시장은 물론 실물경제까지 흔들린다. 주범은 '슈퍼 달러'다. 미국 달러화 강세로 엔저(달러화에 대한 일본 엔화의 약세)현상은 갈수록 깊어진다. 어제 도쿄 외환시장에서는 6년 만에 엔ㆍ달러 환율이 110엔까지 추락했다.

국내증시에서도 외국계 자금이 이탈하며 코스피 2000선이 무너졌다. 일본과 경합하는 수출기업의 걱정도 커졌다. 달러 강세와 엔저 사이에 끼어있는 원화가 어떤 좌표를 찾아야 할 것인지, 근본적인 환율 대책은 무엇인지 정부와 기업이 심각한 고민을 해야 할 때다.
환율에 대해 말을 아끼는 정책당국자들이 엔저에 대한 걱정과 대책을 꺼내기 시작한 것이 문제의 심각성을 드러낸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어제 "엔저를 우려하는 시각이 많다"면서 "대응책을 세우는 동시에 엔저를 활용한 장기 설비투자 확대 유도 등 다양한 각도에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도 "엔저나 환율문제가 염려되는 게 사실"이라며 섬세한 정책대응을 강조했다.

달러화 강세는 경상수지의 관리와 금융시장의 안정이 관건이나 수출에는 득이다. 엔저는 다르다. 달러화에 대한 약세에서 비롯된 만큼 우리가 흐름을 바꿀 수 없고 수출에 미치는 영향도 직접적이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예고돼 있어 엔저의 가속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 부총리가 엔저를 설비투자 기회로 적극 활용하자면서 '발상의 전환'을 강조한 것도 엔저 대응의 어려움에서 나온 말로 보인다. 일견 그럴듯해 보이나 '엔저 무대책'을 실토하는 고백에 다름없다. 엔저 문제의 핵심은 자동차, 전자, 조선 등 주력 수출품의 가격경쟁력 약화다. 그런 상황에서 엔저를 활용한 설비투자에 인센티브를 주자는 것은 문제의 본질과는 다른 얘기다. 상식적인 엔저의 긍정적 측면을 강조한 것이지 문제의 본질인 부정적 측면, 엔저 쇼크에 대한 답이 아니다.
일제 기계 값이 싸진 사실은 기업이 더 잘 안다. 지금의 투자부진에서 보듯 투자 판단에는 비용보다 경기전망이 더 중요하다. 장기 시설투자에도 환율리스크가 따른다. 정부는 환율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함께 기업에게 경기에 대한 확신을 주어야 한다. 기업은 제품의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기본을 다지는 게 필요하다. 어려울수록 정공법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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