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에서도 외국계 자금이 이탈하며 코스피 2000선이 무너졌다. 일본과 경합하는 수출기업의 걱정도 커졌다. 달러 강세와 엔저 사이에 끼어있는 원화가 어떤 좌표를 찾아야 할 것인지, 근본적인 환율 대책은 무엇인지 정부와 기업이 심각한 고민을 해야 할 때다.
달러화 강세는 경상수지의 관리와 금융시장의 안정이 관건이나 수출에는 득이다. 엔저는 다르다. 달러화에 대한 약세에서 비롯된 만큼 우리가 흐름을 바꿀 수 없고 수출에 미치는 영향도 직접적이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예고돼 있어 엔저의 가속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 부총리가 엔저를 설비투자 기회로 적극 활용하자면서 '발상의 전환'을 강조한 것도 엔저 대응의 어려움에서 나온 말로 보인다. 일견 그럴듯해 보이나 '엔저 무대책'을 실토하는 고백에 다름없다. 엔저 문제의 핵심은 자동차, 전자, 조선 등 주력 수출품의 가격경쟁력 약화다. 그런 상황에서 엔저를 활용한 설비투자에 인센티브를 주자는 것은 문제의 본질과는 다른 얘기다. 상식적인 엔저의 긍정적 측면을 강조한 것이지 문제의 본질인 부정적 측면, 엔저 쇼크에 대한 답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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