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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도가니'…영화가 세상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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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도가니' 포스터

'변호인' '도가니'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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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또 한 번 영화의 힘이 입증됐다. 1천만 관객을 동원한 '변호인'의 소재가 됐던 부림사건 피해자들이 33년 만에 무죄 판결을 받은 것. 과거 장애인 성폭행 실화를 다룬 '도가니' 역시 국민들의 공분을 사며 '도가니법' 제정으로 이어진 바 있다. 그것이 바로 영화가 세상을 바꾸는 힘이다.

지난 25일 대법원 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부림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고호석, 노재열, 설동일, 이진걸, 최준영 씨 등 5명에 대한 재심 상고심에서 33년 만에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이들의 행위가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에 해악을 끼칠 명백한 위험성이 있었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며 "피고인들이 수사 과정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자백했지만 상당 기간 불법 구금되는 등 자유로운 상태에서 진술을 했다고 볼 수 없어 증거 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어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 신문 조서와 압수물 등 증거 능력, 이적 표현물의 이적성 판단에 대한 법리도 오해하지 않았다"며 무죄를 확정했다. 이에 따라 고 씨 등 이번 사건의 청구인 외에 나머지 부림사건 피해자들의 재심 청구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사건은 '변호인'의 폭발적 흥행으로 인해 뒤늦게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으게 됐다. 영화에서는 부림 사건 피해자들이 억울하게 탄압을 받고 고문을 당하는 과정이 생생하게 그려져 관객들에게 충격을 선사했다.
지난 2011년 개봉된 '도가니'는 공지영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공 작가는 광주의 모 장애인학교에서 자행된 성폭력 사건 실화를 소설로 풀어냈다. 영화의 개봉 후, 소설 역시 큰 관심을 모았으며 우리가 외면한 '진실'에 대한 깊은 반성을 유도했다.

이후 장애인 여성과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의 처벌을 강화하고 공소시효를 배제하는 내용의 일명 '도가니법'(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국회는 본회의를 열어 재석 208명 가운데 찬성 207명, 기권 1명으로 이 법안을 가결했다.

'도가니법'으로 불리는 이 법안은 장애인 여성과 13세 미만 아동을 성폭행했을 경우 7년, 10년 이상의 유기징역 외에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다른 사람이 아닌 장애인 보호·교육 기관의 장과 직원이 성범죄를 저지르면 법정형의 최고 2분의1까지 형이 가중된다. 아울러 장애인 여성과 13세 미만 아동에 대한 성폭행범에 대해서는 공소시효를 적용하지 않도록 했다.

한 영화 관계자는 "자극적이고 재미있는 상업 영화들도 좋지만, 세상에 호소하는 의미 깊은 영화들이 많이 탄생했으면 좋겠다"며 "관객들의 지적 수준도 상당히 높아져서 이제는 영화를 보고 그치는 게 아니라 서명운동 등 다양한 방법으로 더 좋은 세상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유수경 기자 uu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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