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허창수 전국경제인엽합회 회장은 각각 제주와 평창에서 열린 포럼에서 투자는 기업에게 맡겨야 하며, 투자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업인들의 자신감 회복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24일 대한상의 제주 포럼에서 "투자는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기회의 문제다. 기회가 있으면 (투자를) 하지 말라고 해도 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기업들에게 투자를 밀어붙여도 기업들이 기회라고 판단하지 않으면 투자는 이뤄질 수 없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박 회장은 "사업하는 사람들은 돈 냄새 맡으면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의지만 가지고 되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기업들이 투자할 시기가 다가온다고 전망했다.
박 회장은 "미국시장이 좋아지고 유럽시장은 바닥을 쳤으며 중국은 7%, 기타 이머징 마켓은 6%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제는 투자할 기회가 다가온다"고 예상했다.
허 회장은 이날 강원 평창 하계 포럼에서 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업인들의 자신감 회복이 필요하다는 지론을 펼쳤다.
허 회장은 "기업인들의 자신감, 의욕도 떨어진 것 같다"며 "어느덧 우리는 할 수 있다는 생각보다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에 더 익숙해졌다"고 진단했다.
최근 정부가 사내유보금 과세 등 기업 압박에 나서면서 국내 기업들의 운신 폭이 좁아진 것을 빗댄 것으로 풀이된다.
허 회장은 기업의 역할에 대해서도 "기업들은 기업가 정신을 제대로 발휘해 재도약의 성장동력을 찾는데 온 힘을 쏟아야 한다"면서 "요즘과 같이 어려운 때일수록 투자를 늘려 체력을 키워야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우리 몸속에 배어 있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기업가정신 DNA를 최대한 가동해야 한다"는 박 회장의 주장과 궤를 같이 한다.
재계 수장들은 기업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역할론도 잊지 않았다.
박 회장은 재계의 화두로 떠오른 규제 혁파에 대해 "일을 벌이는 걸 막는 사전규제를 과감하게 한 번에 덜어내야 한다"면서 "규제는 사후규제로 가는 게 맞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세월호 참사로 규제 개혁 속도가 늦어진 점을 지적하고, "그동안 규제 문제를 너무 많이 얘기했지만 중요한 건 실천이다. 규제개혁 때문에 기업인들이 마음만 조급하지만, 결국 말썽의 재발을 막는 사후규제 쪽으로 가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이와관련, 허 회장도 "정부는 국민과 기업이 마음껏 도전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기업하기 좋은 환경과 인프라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귀포=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평창=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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