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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순의 작전타임]대표팀 감독, 족집게 고액과외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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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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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주기로 열리는 월드컵은 한국 축구의 현 주소를 되돌아보게 하는 거울이다. 축구 대표 팀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얻고 돌아오면 여기저기서 실패의 원인을 찾기 바쁘고,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하며, 우리 축구의 숨은 병폐가 하나 둘 드러나기도 한다. 과정에는 조금 차이가 있지만 결론은 대부분 비슷한 쪽으로 귀결된다. 부족한 인프라, 낙후되고 비능률적인 행정 시스템, 유망주 육성에 대한 무관심에 이르기까지 축구 선진국에 비해 뒤떨어진 상황을 지적하다가 시간이 가면 조용해진다. 그리고 다시 티격태격하면서 4년이 간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축구 대표 팀이 부진한 이유로 지적되는 여러 이유 가운데 키워드는 '인맥축구' 또는 '의리축구'다. 훌륭한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활용하지 못한 지도자의 독단이 바로 이 인맥과 의리에 대한 집착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대표 선수들의 기술과 경험은 과거보다 나아졌는데 지도자가 제 식구 감싸기와 편 가르기에 급급해 대세를 그르쳤다는 논쟁은 월드컵이 시작되기 전부터 심한 잡음을 냈다.
새로운 대표 팀 감독을 뽑아야 하는 시점에서 외국인 사령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주목받는 이유는 외국인 지도자라면 학연과 지연으로부터 자유로울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여기에는 누가 오더라도 국내 지도자로는 자승자박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다는 불신이 깔려 있다. 일리가 있다. 국내파와 해외파라는 두 가지 선택지가 상충하는 가운데 어떤 판단을 내리더라도 선수 선발에 대한 논란을 잠재울 국내 감독을 찾기란 쉽지 않다.

외국인 감독 선임을 반대하는 쪽의 명분은 주로 돈과 시간이다. 거액의 연봉을 비롯한 지원에도 성과를 장담할 수 없고, 국제대회가 임박해 국내 축구를 이해할 시간조차 촉박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대표 팀이 국제 대회에서 기록하는 성적이 우리 축구 전체에 영향을 강하게 미치는 현실에서 축구협회가 모험을 망설인다면 어불성설이다. 무엇보다도 축구 대표 팀이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발휘하는 일류 지도자들로부터 고급의 축구를 익혀야 한다. 오랫동안 외국인 지도자에게 지휘봉을 맡긴 일본의 축구가 적어도 내용 면에서는 한국보다 낫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지 않은가.

국가대표팀이 월드컵에서 거둔 성과는 축구계 전체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 넣는다. 탄탄한 선수층과 선진 시스템에 대한 동경은 허울뿐인 비전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국제대회의 성적과 결과로 선순환 구조를 기대하는 편이 효과적이다. 세계 축구의 흐름에 밝고 토너먼트 승부에서 경쟁력을 갖춘 외국인 감독의 영입은 시행착오를 줄이는 지름길이다.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고? 대기업의 주인이 회장으로 일하는 경기단체가 돈이 없어 좋은 감독을 고를 수 없다면 세계 수준의 경기력이니 월드컵 8강이니 하는 구호도 다 걷어야 한다. 요즘이 어디 '악으로 깡으로'해서 되는 세상인가.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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