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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18년만의 구조조정…100년 영속 기업 도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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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헤쳐모여 후 상장…세계일류 도약 '실탄' 장전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김은별 기자, 권해영 기자] 삼성그룹 각 계열사들이 18년만에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 나선 것은 앞으로의 100년을 위한 준비다. 글로벌 경제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며 더이상 과거의 사업구조 만으로는 세계 시장을 공략할 수 없게 됐다. 한계에 달해 내수 시장에만 급급한 계열사들도 있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세계 시장 공략을 위한 추진력을 다시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비상장사 모두 상장, 글로벌 시장 공략 위한 실탄 마련=삼성그룹의 사업재편에서 재계의 이목이 가장 집중되는 부분은 오너 3세들의 지분이 집중돼 있는 삼성에버랜드와 삼성SDS의 상장이다.
두 회사의 상장으로 인해 승계, 지배구조 재편 등의 각종 시나리오가 등장하고 있지만 실상 승계 보다는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실탄마련으로 분석된다.

삼성에버랜드와 삼성SDS는 삼성그룹 내부에서 지금까지 살림꾼 역할을 자처해왔다. 삼성에버랜드는 삼성 계열사 건물들을 관리하고 사내 식당을 운영한다. 골프장과 테마파크, 물놀이공원 등도 운영하지만 비중이 작았던 것이 사실이다. 삼성SDS는 삼성 계열사들의 내부 정보망을 담당해왔다.

하지만 제일모직 패션 부문과의 합병, 상장을 통해 삼성에버랜드는 삼성그룹의 살림꾼 역할에서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는 복합 리조트 및 패션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게 됐다.
삼성에버랜드는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용인 인근에 국내 최대 규모의 복합 리조트 단지를 만들 계획이다. 에버랜드와 캐리비언베이, 골프장 등 위락시설과 함께 호텔을 건립해 수도권 인근에 최대 복합 리조트를 만든다.

이후 리조트 운영 경험을 살려 글로벌 리조트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패션 부문의 경우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 받는 삼성전자의 공급망사슬관리(SCM)을 전면 도입해 SPA(패스트패션) 사업을 본격화 할 예정이다.

삼성SDS 역시 삼성SNS와의 합병 뒤 상장을 통해 본격적인 해외 진출 자금을 마련한다. 국내 시스템통합(SI) 사업에서의 전면 철수 선언을 한 뒤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은 스마트 빌딩, 네트워크 솔루션 사업 등이 그것이다. 이 과정에서 인수합병(M&A)도 고려되고 있다. 상장을 통해 확보한 현금으로 네트워크 관련 기업들을 인수해 본격적으로 세계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계획이다.

◆구조조정으로 몸집 줄인 금융계열사, 다시 글로벌로=희망퇴직까지 진행하며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금융계열사의 경우 계열사간의 중복기능을 최소화 해 이익을 내는 조직으로 다시 태어난다. 1000여명을 희망퇴직과 계열사 전배를 통해 감원한 삼성생명은 국내 보헙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 진출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글로벌 경쟁사들이 인터넷, 모바일 등 새로운 영역으로 금융상품 핀매를 확대하고 있는 반면 지인들을 상대로 한 고전적인 보험 판매로는 더이상 시장 공략이 어렵다는 판단도 한몫했다. 금융계열사가 지난해 삼성전자의 SCM을 도입한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선진적인 금융 시스템을 갖추고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상품들을 내 놓겠다는 것이다.

삼성중공업도 경영진단을 마친 뒤 인력 재배치에 들어간다. 아직 구체적인 경영진단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해양플랜트 사업에서 생긴 부실은 문제였지만 해양플랜트 사업 자체는 오히려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삼성중공업은 경쟁사들이 만들지 못하는 특수 선박이나 플랜트에 역량을 집중할 전망이다.

◆계열사 합병 통해 주력 사업 재정비=사업재편을 통해 합병되는 회사들은 주력 사업들을 재정비한다. 삼성SDI는 제일모직 화학부문과의 합병을 통해 주력 사업을 배터리에서 특수 전자소재로 탈바꿈 시킬 계획이다.

배터리,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모든 전자 부품들의 핵심 역량이 신소재에 달려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삼성SDI의 소재 응용 기술과 제일모직의 특수 소재 전문 기술들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화학 계열의 경우 삼성종합화학이 삼성석유화학을 흡수해 규모의 경제를 구축하도록 배려하는 한편 삼성토탈과의 시너지를 본격화 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부품과 완제품을 함께 만들며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는 글로벌 경기의 파고를 이겨냈듯이 화학 계열 사업의 수직 계열화를 통해 특정 분야의 시황에 사업 기반이 흔들리는 일을 막겠다는 것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벌어진 사업재편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면서 "크고 작은 사업재편들이 꾸준히 진행되면서 다시 한번 그룹 전체가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는 추진력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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