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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맛'의 반란…설탕·초콜릿 가격 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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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설탕과 코코아 가격 상승세가 심상찮다. '단맛'을 찾는 신흥국 중산층이 늘면서 설탕과 코코아 가격이 널뛰기를 하고 있는 가운데 헤지펀드들은 설탕값 추가 상승에 베팅하고 있고, 초콜릿 업계는 코코아 공급 부족에 대비해 가격을 올리거나 생산을 줄이는 방법을 검토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헤지펀드, 설탕값 상승에 베팅=세계 최대 설탕소비국이자 세계 2위 생산국인 인도가 자국 설탕 회사들을 경영난에서 구제하기 위해 설탕 수입관세를 두 배 이상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2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이날 설탕 수입관세율을 기존 18%에서 40%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트레이더들이 저렴한 가격에 수입 설탕을 들여온 탓에 자국 설탕 생산업체들이 빚더미에 앉자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다.

인도에서 생산된 설탕은 kg당 35~45루피(58~66센트)에 팔리고 있는 반면 수입 설탕은 유통 가격을 더하더라도 kg당 33루피 선에서 거래됐다. 이 때문에 지난해 10월 이후 약 20만t의 설탕이 인도로 수입됐다.

설탕 수입관세 인상 발효 일자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인도 내부에서 설탕 가격은 이미 들썩이고 있다. 인도 내 설탕 판매 가격은 하루 만에 1.5% 상승한 상태다. 인도 설탕업계는 kg당 2루피 정도의 가격 상승을 전망하고 있다.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도 설탕값 급등세가 나타나고 있다. 이날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7월 인도분 설탕 가격은 파운드(약 454g)당 전일 대비 0.3% 상승한 17.97달러를 기록했다. 설탕의 원료인 원당 가격도 파운드당 18.81센트를 기록, 지난해 10월29일 이후 최고점을 기록 중이다. 가격은 지난 한 주 동안 5%나 상승해 같은 기간 S&P GSCI 농업 지수가 0.9% 상승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헤지펀드업계는 설탕값의 추가 상승에 베팅 중이다. 이상기후 현상을 동반하는 엘니뇨 때문에 설탕 주요 생산지인 인도, 브라질의 건조해진 기후가 설탕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설탕에 대한 선물·옵션 순매수 포지션을 4주 만에 처음으로 확대했다. 지난 17일까지 한 주간 헤지펀드들은 설탕에 대한 순매수 포지션을 0.8% 확대해 7만6477계약으로 늘렸다.

코코아 가격 상승률(단위: t 당 달러)

코코아 가격 상승률(단위: t 당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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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아 가격 상승에 초콜릿 생산 줄이거나 값 올리거나=현재 런던 ICE시장에서 거래되는 9월 인도분 코코아 선물 가격은 t당 3100달러를 돌파해 2011년 이후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23일 FT에 따르면 장-마크 앙가 국제코코아협회(ICO) 회장은 초콜릿의 원료로 쓰이는 코코아 가격이 거침없는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어 제과업계가 두 가지 선택의 길 앞에 서 있다고 전했다. 바로 초콜릿 생산량을 줄이거나 초콜릿 가격을 인상하는 방법이다.

코코아는 전 세계적으로 공급 부족 위기에 있다. 마스, 바리 칼레보 등 글로벌 유명 초콜릿 생산업체들은 코코아 공급이 더 이상 늘지 못한다면 2020년께 공급 부족분이 100만t에 이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는 중국, 인도, 러시아 등 신흥국 중산층이 '단맛'에 빠져 코코아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이들 국가에서 초콜릿 소비량은 연간 두 자릿수 증가율이 나타나고 있다. 반면 코코아 공급은 대부분 서아프리카 지역 영세 코코아 농가에 의존하고 있어 공급량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

특히 코코아 생산은 다른 원자재에 비해 수익이 안 남기로 유명하다. 상품중개업체인 마렉스 스펙트론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코코아 농사는 ㏊당 1317달러의 수익을 남겨 아라비카 커피 소득(5537달러)의 25%, 팜유 소득(3085달러)의 절반에 그쳤다. 원자재 중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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