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 박미주 기자] 계열사에 대한 무리한 자금지원으로 속이 곪고 있는 상장사들에 대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LG CNS는 자회사인 국방솔루션업체 코리아일레콤에도 170억원을 유상증자 참여 방식으로 출자했다. 이전에도 372억4400만원을 투자했다. LG CNS는 국방 정보기술(IT)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2011년 9월 코리아일레콤을 사들였다.
그러나 LG CNS가 추가 출자한 두 회사는 몇년째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코리아일레콤은 2011년부터 매년 영업손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45억13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자본잠식 상태인 원신스카이텍은 지난해 25억9600만원 순손실에 허덕였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일경산업개발은 최근 신재생에너지 사업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14억원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금융권 차입, 회사채 발행 등이 여의치 않자 주주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는데, 이 회사 김형일 대표가 7억원 규모의 직접투자에 나섰다. 김 대표는 박두병 두산 초대회장 장녀 용언씨의 아들이다. 시장에서는 김 대표의 지분율 확대에 주목했다. 실제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일경산업개발 주가는 장 초반 전일보다 10% 이상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 일경산업개발은 비상장 계열사인 삼협건설에 171억5440만원어치를 무이자 조건으로 빌려준 것으로 나타났다. 김 대표 등 경영진도 41억200만원을 조건 없이 대출해주고 있는 상태다. 삼협건설은 삼협개발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삼협개발의 지배주주는 김형일 대표의 부인인 권혜경씨다. 대주주 일가가 상장사 보유 자금을 특혜 지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더구나 삼협건설은 지난해 86억7300만원의 영업손실로 전년 55억7300만원에 비해 적자 규모가 55.6%나 확대됐다. 여기에 삼협개발 등 계열사 대여금에 대한 대손상각비가 477억원에 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상장사가 비상장 계열사에 대해 무리한 자금지원에 나서며 재무구조가 취약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투자에 앞서 지분 관계에 놓여있는 기업 간 현금 흐름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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