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조합·새정치 "KB 주전산기교체 논란, 낙하산 인사서 촉발"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새정치민주연합이 최근 KB금융에서 벌어지고 있는 주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싼 내홍에 대해 '낙하산 인사'의 폐해라고 지적했다.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금융 부문 낙하산 인사 이대로 둘 것인가' 토론회에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논의가 진행됐다.

이날 박영선 국회의원(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은 최근 KB금융에서 사실상 낙하산으로 임명된 지주회사 회장과 국민은행장 간의 갈등이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정부는 KB의 주식을 한 주도 갖고 있지 않지만 국민연금관리공단이 KB금융지주의 최대 주주라는 점을 이용해 실제로는 지주회사 회장과 은행장 임명을 좌우해 왔다"며 "외부 인사들이 독차지하고 있는 경영진이 바뀔 때마다 전임자 지우기식 인사가 이어지면서 갈등이 고조되고 구성원들은 단기적 성과에만 매몰돼 위험한 한탕주의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준 국회의원(새정치민주연합)도 "최근 KB 주전산기 교체를 둘러싼 논란은 낙하산 인사 문제와 더불어 금융지주회사의 권한과 책임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의식을 다시금 촉발한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김문호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최근 KB금융의 내부 갈등은 낙하산 인사의 문제와 지주회사제도의 모순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KB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를 둘러싼 내부 갈등은 금융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에 기름을 붓는 상황으로 번지고 있다"며 "감독부실과 경영실패를 만들어 낸 장본인은 바로 관치금융과 낙하산 인사"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낙하산 인사에 근거한 관치금융 확대는 금융감독기능을 무력화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잘못된 정책으로 금융권의 부실이 확대되면 국민들의 세금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성낙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 위원장은 "표면적으로는 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를 둘러싼 지주와 은행 경영진의 내부 갈등으로 보이지면 그 이면에는 KB를 망가뜨린 관치 낙하산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와 금융당국이 KB를 관치의 놀이터쯤으로 여기면서 KB가 망가지기 시작했다"며 "리딩뱅크의 위상도 직원 사기도 크게 추락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