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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시대 인생 2모작…“이런 노후의 삶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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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이겨내고 종이공예 및 목욕봉사 하는 70대 후반 ‘수호천사’ 김길수 씨…15년째 시골마을 이발관 운영하며 사랑 베푸는 70대 초반 ‘가위 손’ 김영수씨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고령시대를 맞아 노후생활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충북지역에서 새로운 인생 2막을 열어가는 70대 어르신들이 화제다.

서울생활을 접고 고향 제천에서 봉사의 삶을 살아가는 70대 후반의 전 회사원과 음성의 작은 시골마을에서 15년째 이발관을 운영하며 주위에 사랑을 나누는 70대 초반의 이발사가 그 주인공이다. 나무고 베풀며 노년의 아름다운 삶을 이어가는 두 어르신을 소개한다.
종이공예가 김길수(오른쪽) 씨가 이웃주민에게 종이공예를 가르쳐주고 있다.

종이공예가 김길수(오른쪽) 씨가 이웃주민에게 종이공예를 가르쳐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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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여년 서울생활 청산, 고향서 나눔과 베푸는 인생 ‘활짝’=객지에서 병들고 지쳐있던 자신의 처지를 이겨내고 제천에서 제2의 삶을 활발히 살고 있는 김길수(78)씨가 지역민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제천시 하소동에 사는 김씨는 서울에서 50여년을 살다가 고향근처로 돌아와 종이공예와 봉사활동을 하며 새 삶을 살아가고 있다.

김 씨 고향은 제천시 금성면 사곡리로 젊어서 서울로 올라가 회사원생활을 거쳐 개인택시 기사로 40여년 일하면서 통장 등 사회봉사활동도 하며 열심히 살아왔다.

그러던 중 2005년 갖은 고생을 하며 일생을 함께해온 아내가 갑자기 세상을 뜨자 그 충격으로 제대로 먹지 않고 떠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그 여파로 김 씨에게 치매가 찾아왔다.

그는 이런 자신의 모습을 자식들이나 지인들에게 보이기 싫어 2005년 혼자서 고향인 제천에 내려와 조용히 살기로 마음먹고 아름다운 자연을 벗 삼아 요양하며 부근 복지관에 나가 취미활동을 시작했다.

때마침 여기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의 한 강사로부터 종이공예를 배우게 됐다. 종이를 접어 하나씩 만들어가는 과정의 재미에 푹 빠쳤다. 그는 하나 둘 만들어지는 작품에 보람을 느끼며 정신을 한곳에 모아 연구하며 머리를 써가면서 언제부터인가 치매현상이 말끔하게 사라졌다.

김 씨는 치매를 앓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뭔가 도움이 될 만한 일을 생각하다 2006년부터 제천시 금성면 청풍노인사랑병원에 있는 환자들을 찾아가 말벗이 되어주고 목욕봉사도 했다. 요즘엔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대한노인회 제천시지회를 찾아 종이접기봉사활동을 펴고 있다.

김씨는 또 경노당을 찾아다니며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화투나 술로 하루하루를 의미 없이 보내기보다 종이공예를 배우며 성취의 보람을 느껴보라며 권하고 있다.

그는 틈틈이 치매어르신 10여명을 대상으로 종이접기를 가르치고 있다. 공예재료는 신문에 끼어들어오는 광고전단과 쓰고 버린 재활용종이나 달력, 색종이 등으로 돈이 들지 않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김씨는 설명했다.

지금까지 만들어놓은 작품은 수백점이 되고 종류도 갖가지다. 화분, 탑, 학, 공작, 기러기, 열매, 꽃, 선인장 등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지 만들 수 있고 기회가 되면 전시회도 열 예정이다.

어르신들의 취미생활과 소일거리로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잡념 없이 정신을 모을 수 있어 치매 막기엔 그만이라고 김 씨는 적극 권하고 있다.
최근 음성군청에서 ‘장한 어버이’로 뽑혀 군수 표창을 받고 있는 김영수(맨오른쪽) 씨.

최근 음성군청에서 ‘장한 어버이’로 뽑혀 군수 표창을 받고 있는 김영수(맨오른쪽)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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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음성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김영수 이발사

충북 음성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김영수 이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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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88 행복지키미사업’ 동참, 홀로어르신들 챙겨=충북 음성의 조그만 시골마을에서 15년째 이발관을 운영하며 주위에 사랑을 나누는 어르신이 있어 메마른 사회에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최근 음성군청에서 열린 직원조회에서 ‘장한 어버이’로 뽑혀 군수 표창을 받은 금왕읍 호산리의 김영수(71)씨가 화제의 주인공. 그는 넉넉하지 않은 살림에도 봉사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김 씨는 마을에서 쉼터이발관을 운영하고 있다. 고객이라야 마을 주민과 이발 솜씨에 반해 찾는 단골손님 몇 명뿐이고 수익금도 변변치 않지만 여기서도 사랑을 적립하고 있다.

김씨는 손님 1인당 1000원씩의 금액을 적립해 2010년부터 해마다 금왕읍을 비롯해 인근 삼성면과 이천 율면 등 3개 읍·면에 사랑의 연탄 각 1000장씩을 전하고 있다.

이발관을 운영하면서 지역민들에겐 요금을 싸게 받았으나 주변 이발관들로부터 항의가 잇따르자 이발요금의 일부를 모아 사랑을 펼치는 것이다. 김씨는 또 2000년부터 15년간 매달 5만원씩을 복지재단에 후원해 불우아동과 청소년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이밖에도 올부터 어르신 일자리사업의 하나로 하는 ‘9988 행복지키미사업’에 동참, 혼자 사는 어르신들의 안부를 수시로 묻고 챙기는 등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몸에 밴 봉사로 칭송이 자자하다.



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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