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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길의 스피드건]자생 택한 레슬링협회, 신중 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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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슬링 국가대표팀[사진=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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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레슬링협회는 지난 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비전 선포식을 열고 장ㆍ단기 발전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핵심은 전용체육관 건립이다. 지자체, 지역 기업들과 협력을 통해 합숙이 가능한 훈련장을 지어 연중 운영한다. 꿈나무 육성을 위해 국내ㆍ외 훈련 캠프도 설치한다. 지도자에게 러시아 연수 기회를 제공하는 등 처우 개선에도 힘쓴다. 임성순 신임회장은 "혁신을 통해 새로운 도약의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했다.

획기적인 발전방안은 아니다. 협회는 2009년에도 경기도 용인에 전용경기장을 세우려고 했다. 2010년에는 유소년 지도자 열 명을 러시아 다케스탄에 연수를 보내는 등 육성에도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런데 이번에 추진하는 사업은 색깔이 조금 다르다. 모든 초점을 자생(自生)에 맞췄다. 임 회장은 "더 이상 기부금에 의존하지 않겠다"고 강조하며 "대한레슬링협회 사업단을 발족시켜 스포츠마케팅, 납품, 생산, 기획 등을 창의력 있게 구성, 연간 20억 원 이상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수익금은 전용체육관 운영, 우수선수 지원, 원로체육인 복지사업 등에 쓸 계획이다.
위기를 기회로 여기는 자세는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레슬링은 근래 다양한 우환에 시달렸다. 지난해 8월 22일 삼성생명의 지원 중단 통보가 가장 뼈아팠다. 연간 운영비 12억 원을 지원받아온 협회는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기업들의 관심을 호소했지만 결실을 얻지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임회장 김 모 씨는 협회 예산 9억 원을 횡령하고 삼성생명이 2012년 런던올림픽 코치, 선수들에게 지급한 격려금 일부를 가로챈 혐의로 구속됐다. 꿈나무 육성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지난해 9월 9일 야구-소프트볼, 스쿼시 등을 제치고 올림픽 정식종목에 복귀했지만 그 사이 적잖은 유망주들이 매트를 떠나거나 다른 종목으로 전향했다.

그래서 이번 사업은 여느 때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협회는 전용경기장 마련을 위해 50억 원 이상을 모았다고 한다. 협회장을 지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남긴 유산이다. 임 회장은 "전용체육관을 한류의 문화스포츠를 국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막연한 공약만으로는 부족하다. 먼저 체육관과 사업단의 수익 구조를 뚜렷이 제시하고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협회의 명운이 걸렸다는 각오가 필요하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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