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들 간에 서울 시정의 방향, 서울시의 발전 방안을 놓고 활발한 토론이 오갔지만 자꾸 이 같은 흐름이 끊어지는 듯했다. 특히 색깔론과 안보관을 들고 나온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의 발언은 자신이 겨냥하는 자리가 서울시장인지 국정원장인지 종잡을 수 없게 했다. 고작 6~7분간 주어진 주도권 토론 시간을 정태흥 통합진보당 서울시장 후보와 난데없는 '한ㆍ미동맹', '소파(SOFA, 한미주둔군지위협정)'에 관한 질의응답으로 사용했다.
벌써부터 네티즌들 사이에 이번 토론회의 핵심이 '좌파ㆍ우파ㆍ소파(SOFA)'였다는 자조 섞인 이야기가 나온다. 남은 토론회에서도 이런 모습이 반복된다면, 시민들의 정치 불신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한ㆍ미동맹도 중요하고, 소파(SOFA)도 중요하다. 그러나 지금 시민들이 고작 1시간 반의 TV토론을 통해 후보에게 듣고 싶은 것은 색깔론이 아니라 위기에 놓인 서울에 대한 비전과 희망일 것이다. 좀 더 서울시장 후보로서 준비된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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