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14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저희 사업장에서 일하던 직원들이 백혈병 등 난치병에 걸려 투병 중이고, 그 분들 중 일부는 세상을 떠나셨다"며 "진작 이 문제를 해결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점 마음 아프게 생각하며,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지난 9일 심상정 정의당 의원, 반올림, 피해자 직원들이 제안한 내용을 전향적으로 수용키로 했다. 당시 심 의원실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피해자에 대한 사과 ▲객관적인 제3의 중재기구 구성과 보상 ▲재발방지 대책 수립 ▲정부의 산업재해 인정기준 완화 등의 내용이 담긴 기자간담회를 반올림 측과 함께 열었다.
권 부회장은 "공정하고 객관적인 제3의 중재기구가 구성되도록 하고, 중재기구에서 보상 기준과 대상 등 필요한 내용을 정하면 그에 따르겠다"고 전했다.
지난달 제안서를 전달받은 삼성전자 경영진은 심 의원의 제안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반올림측이 즉각 "제3의 중재기구에는 합의한 바 없다"고 다시 한 번 입장을 바꾸면서 양측의 협상이 안갯속으로 들어갔었다.
하지만 이제 제3의 중재기구에 반올림도 당연히 포함된다고 정리되며 소통 혼선은 해결된 것으로 보인다.
권 부회장은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춘 기관을 통해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안전 보건 관리 현황 등에 대해 진단을 실시하고, 결과를 토대로 재발방지 대책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발병 당사자와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산재 소송에서 보조 참가하던 것도 철회키로 했다. 소송에 보조 참가하던 것을 철회함으로써 "삼성이 산재 인정을 회피하려 한다"는 비판도 사그라 들 것으로 보인다.
권 부회장은 "이번 제안 수용을 계기로 이른 시일 내에 이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 당사자와 가족들의 아픔이 조금이나마 덜어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구체적인 의견을 제시해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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