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대충하다 대참사, 대한민국 '안전 후진국'…온라인선 "실종자 가족들 돕자" 행렬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또 하루가 지났다. 여객선 세월호가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지 3일째, 온 국민이 그토록 기다리던 구조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생존자 수는 첫날 179명에서 그대로인데, 사망자 수만 늘어나고 있다. 야속한 시간만 계속 흘러가고 있는 사이, 이번 참사가 전형적인 후진국형 인재(人災)였다는 사실에 국민들의 분노와 좌절감도 커지고 있다. 아예 정부를 믿지 못하겠다며 답답한 마음에 직접 모금활동과 자원봉사에 나서는 시민들도 있다.
지난해 7월 태안 해병대 캠프 참사, 지난 2월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지붕 붕괴 사고 등이 일어난지 불과 몇 달 되지 않아 또 다른 참사가 일어나자 국민들은 "큰 사건을 겪고도 '인재'를 반복하고 있다"며 분노했다. 한 네티즌(아이디 lal#####)은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 삼풍백화점, 성수대교, 대구지하철 참사 같은 대형 참사들을 그렇게 겪었으면서도 여전히 이에 대한 대비책도 없고, 무슨 일이 터져도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도 없다"며 "한국사회는 여전히 후진국"이라고 꼬집었다. 초등학생 딸을 둔 한 학부모는 "수학여행, 수련회 사고가 계속 나고 있는데, 여기에 대한 안전시스템을 갖출 생각은 안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어린 학생들이 대부분인 승객들을 선실에 두고 가장 먼저 세월호를 탈출한 선장과 승무원들에 대해서는 격한 반응이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사회가 세월호 선장처럼 나만 살면 된다는 식으로 굴러가면 나라 자체가 병든다"고 토로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2012년 이탈리아에서는 승객을 버리고 간 선장에게 승객 1인당 8년여를 매겨 총 2697년 형을 구형했는데, 우리나라는 고작 징역 5년형에 불과하다. 법이 약하더라도 국민들이 심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선장이 제 할일만 했더라면 아이들을 더 구할 수 있었다", "승객들을 구조하는 선장의 모습은 영화 속의 일일 뿐인가" 등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줄을 잇고 있다. 세월호 여객선 피해자를 위한 모금 운동이 다음 희망해 사이트에서 진행되고 있는데, 모금운동에 필요한 서명에만 목표 500명을 훌쩍 넘어선 4300여명이 참가한 상태다. 목표인원이 달성되면 전문기관의 심사를 거쳐 본격적인 모금이 시작된다. 일부 시민들은 실종자 가족들을 위한 자원봉사에 나섰다. 이들은 진도 실내체육관 등지에서 음식 마련, 생활용품 지원 등의 활동을 하고 있으며, 네티즌들은 인터넷 카페나 SNS 등을 통해 자원봉사 및 구호물품에 관한 정보를 주고받으며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한 시민은 "답답한 마음에 뭐라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기적이 일어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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