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 수색이 난항을 겪으면서 진도 사고 현장 주변에서 구조 소식을 기다리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의 속은 타들어가고 있다. 16일 밤 진도 평목항에서는 수색 인원과 장비를 늘리라는 실종 가족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정부와 언론의 발표가 연이어 뒤집히는 까닭에 몇몇 실종 가족들은 분통을 터뜨리며 정부와 언론을 비난하기도 했다. 몇몇 실종자 가족들은 "아침부터 언론ㆍ 정부 전부다 거짓말을 했다"며 자신들이 직접 수색작업을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사고 실종자 대다수는 선체 내부에 갇혀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해경과 민간 선박이 도착하고 80분 후에야 해당 여객선이 침몰했기 때문이다. 16일 밤 발견된 시신 2구도 선체 외부에서 발견됐다. 실종자가 선체 내부에 있을 경우 선박이 뒤집혔을 때 빠져나가지 못한 공기가 선내 일부에 남아있는 '에어포켓' 공간이 생기면 살아남을 수 있다.
실종자의 생존 가능성 속에 밤샘 수색에서 진척이 없자 가족들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실종자 가족 김모씨는 해경이 1차 잠수부 투입에 실패했다는 소식을 들은 뒤 수색에 소극적이라며 항의했다.해경 관계자는 "잠수부들이 침투를 시도했다가 조류가 너무 쎄서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들 내용은 아직 확실치는 않은 것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실종 가족의 입장에서 사실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에 대한 실종가족들의 원성이 이어지자 해경은 사고해역의 상황을 제대로 전달하겠다며 가족들을 직접 여객선에 태워 사고 해역으로 데려갔다. 그러나 사고해역을 다녀온 학부모들은 "너무 사고지역이 멀어서 보이지 않는다" "제대로 수색하고 있지 않다"며 불평을 터뜨렸다.
한편 정부는 구조 인력ㆍ장비를 크게 늘리는 등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이날 새벽부터 현지에 비가 내리는가 하면 물이 탁하고 조류가 거세 구조작업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군ㆍ해경 특수수색팀으로 이뤄진 합동잠수팀은 17일 새벽 0시40분부터 3시43분까지 총 5차례에 걸쳐 수중 수색을 실시했지만 별 다른 성과가 없었다. 조류가 세 하루 네 차례 정도 물살이 약한 시간에만 작업할 수 있어 본격적인 수색이 이뤄지지 않았다.
정부는 또 선장, 항해사 등 사고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사고 원인 등에 대한 1차 조사를 진행 중이다. 해양경찰청은 서해지방청에 수사본부를 설치했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합동조사반을 꾸려 사고원인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다.
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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