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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으나 마나"…교내 스마트폰 원격 통제 '잡음'

최종수정 2014.04.11 15:40 기사입력 2014.04.11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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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마트키퍼' 서울 11개 초중고 시범도입…차단 해제 앱 등장, 실효성 논란

[아시아경제 이윤주 기자] 학생들의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기 위해 서울시교육청이 지난해 스마트폰 원격 통제 애플리케이션을 초·중·고교에 시범 도입했으나 실효성도 없이 잡음만 많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교사가 학생의 스마트폰 이용 시간과 특정 앱 사용을 제한할 수 있는 것이 이 앱의 주요 기능이다. 그러나 한 학기 시범실시를 해본 현장의 교사와 학생들은 '별로 실효 없이 불편하기만 했다'는 반응을 보여 청소년 스마트폰 몰입·중독 문제에 대한 근본적 처방 없이 일방적인 통제로 해결하려다 현장의 혼란만 가중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사고 있다.

◆앱 운영 번거로워 교사·학생 모두 혼란=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6월 '아이스마트키퍼'라는 앱을 개발한 공주교육대학교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11개교를 서비스 시행 시범학교로 지정했다. 이들 학교에서는 학교 서버에 앱을 설치하고 학생 전화번호 전체를 통제했다. 그러나 제한시간·범위 등 차단 여부를 일일이 설정하는 것 자체가 매우 번거롭고 단축수업, 행사가 생기거나 수업 중 검색 등이 필요하다고 학생들이 요청하면 그때마다 설정을 바꿔야 해 들어가는 '품'이 적잖다. 시범학교로 지정됐던 A중학교의 이모 교사는 "잡무가 많이 늘었다"고 토로했다. 학생들도 불만이다. 이 중학교에 다니는 3학년 이모(15)군은 "개인적 사정으로 조퇴했는데 선생님이 깜빡 잊고 차단 설정을 풀어놓지 않아 집에 가서도 스마트폰을 계속 사용하지 못한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대항 앱' 속속 등장= 이 앱을 사실상 무력화시키는 '대항 앱'까지 등장해 실효성도 높지 않다. 대항 앱으로 많은 학생들이 스스로 차단을 해제할 수 있었다. 실제로 인터넷에 해당 앱을 검색하면 '아이스마트키퍼 루팅' '아이스마트키퍼 무력화' 등이 함께 검색된다. 김모(15)군은 "핸드폰 시간을 임의로 바꾸면 앱에 설정된 차단 시간을 인식하지 못해 스마트폰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며 "스마트폰의 기본 모드(mode)를 바꾸면 된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온갖 방법으로 통제를 피해가는 가운데 결국 차단된 상태를 유지한 학생만 손해(?)를 보게 되는 상황이 돼버린 것이다.

◆교사 vs 학생 소모전, 이게 최선인가= 교사와 학생 간의 '스마트폰 전쟁'을 오히려 더 키우기만 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B중학교 교사는 "차단 앱의 진화와 '차단 무력화 앱'의 진화는 어차피 동시에 이뤄진다"며 "근본적인 고민 없이 이런 통제 방식이 과연 합당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중학교 2학년 이모(14)군은 "스마트폰이 필요해서 샀고 나름대로 잘 활용하는 학생도 있다"며 "요금은 요금대로 나가는데 이렇게 일방적으로 못 쓰게 하는 건 부당하다"고 말했다.

시범학교들은 시행을 마무리하고 결과보고서를 시교육청에 제출한 상태다. 서울시교육청 스마트러닝팀 관계자는 "이달 중 운영평가를 해서 서비스 확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면서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공주교대와 함께 아이스마트키퍼를 공동개발한 넷큐브테크놀러지 측은 시스템 부실 문제와 관련해 "학생들이 임의로 앱을 무력화시키지 못하도록 다음 주 업그레이드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sayyunj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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