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매각 위해 시세 조종 의혹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9일 "자사주 매각과 관련한 주가조작 혐의로 동아원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세 조종에는 동아원의 사실상 지배주주인 이희상 회장을 비롯해 증권업계 출신인 이창식 전 대표이사 등이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 회장은 전 전 대통령의 3남인 전재만 씨의 장인이다. 동아원 지분 8.23%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장은 동아원의 최대주주인 한국제분 지분 31.0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실질적인 동아원의 최대주주인 셈이다.
동아원은 2008년 사료업체 SCF(옛 신촌사료)를 합병하는 과정에서 보유하게 된 자사주 1065만주(지분율 17.0%)를 2010~2011년에 걸쳐 군인공제회 및 외국계 기관투자가 등에게 전량 매각했다.
당시 동아원은 소액주주 보유 지분과 거래량이 적어 대량의 자사주를 처분할 경우 주가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동아원은 브로커를 통해 주가를 일정 수준으로 관리하고 거래가 활발한 것처럼 꾸민 것으로 알려졌다.
제분업계에서는 최근 동아원 대표이사가 교체된 게 실적 악화뿐 아니라 자사주 매각과 관련한 금감원 조사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2011년 4월까지 자사주를 모두 처분했던 동아원은 1년 만인 2012년 4월 다시 자사주를 사들이기 시작해 현재 426만주(6.54%)를 보유하고 있다.
동아원은 지난해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과 연관된 것으로 의심 받아 검찰 압수수색을 받자 자사주 신탁계약을 연장하며 주가 방어에 나선 바 있다. 압수수색 이후 이 회장은 전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 1672억원 중 275억원을 부담하기로 했다.
동아원은 한국제분(49.23%)을 비롯해 이 회장(8.23%), 이 회장 아들인 이건훈 씨(2.98%) 등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최대주주 지분이 69.64%에 이른다. 소액주주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5.7%다.
동아원에 대한 금융당국의 제재 여부는 조만간 자본시장조사심의위원회를 거쳐 증권선물위원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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