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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세로 벽지 아동 돕는 35년 직업 외교관 박희권 주 페루 대사

최종수정 2014.04.03 10:09 기사입력 2014.04.03 09:49

한페루 FTA는 교역확대의 견인차...중남미 성장 잠재력 무궁

[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외교부의 페루 주재 박희권 대사는 여러 가지 기록을 가진 직업 외교관이다. 페루 정부로부터 두 개의 훈장을 받았고 페루 대통령 내외가 3년 연속으로 우리나라 국경일에 공관을 방문하도록 했으며, 9권의 책을 저술하고 우리나라 방산수출의 견인차 역할을 한 외교관 등이 그것이다.

박희권 주 페루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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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그가 쓴 ‘동북아시아와 해양법’이라는 책은 국제법에 관한한 세계 최고의 출판사인 클루어인터내셔널(Kluwer International)이 출판해 그를 세계적인 명사로 발돋움시켰다.이 책은 권당 120달러나 나가는 고가의 서적으로 그에게 꽤 적지 않은 인세를 가져다 준다.그는 이 인세를 벽지 아동의 영어마을 입교 비용 등으로 기부하고 있다.


박 대사는 2일 외교부 청사에서 아시아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나라에서는 훈장을 한 번 받으면 5년간 받지 못하는 규정이 있다”면서 “페루에서는 국방부 최고 훈장과 페루 정부 최고 훈장을 받는 영예를 누렸다”고 말했다.

2011년 3월 페루 대사로 부임한 그는 같은 해 8월에 한·페루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도록 발품을 팔았고 2012년에는 우리나라 방산수출 불모지인 페루에 훈련기 KT-1 수출을 성사시키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한국외대에서 스페인어를 전공한 박 대사는 외무고시 13회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주 유엔대표부 참사관, 주제내바 대표부 공사,외교부 조약국장 등을 역임했다.'진인사 대천명'을 좌우명으로 삼고 항상 최선을 다하며 기쁘게 사는 그는 독실한 기독교인이다. 그는 곧 유럽 국가 대사로 떠난다.

박 대사는 “우리나라는 페루에서 광물자원을 수입하는 탓에 무역수지 적자가 심했다”면서 “FTA가 발효되면서 자동차와 전자,화학제품 수출이 늘면서 적자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며 FTA의 순기능을 강조했다.우리나라는 현재 콜롬비아와는 FTA협상을 마치고 의회에서 비준절차를 밟고 있으며 멕시코와도 협상 최종단계에 있는 등 중남이 국가와 FTA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박 대사는 “중남미국가는 우리나라가 지난해 거둔 440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 중 40%인 180억달러를 안겨준 지역”이라면서 “선진국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지만 중남미 권은 세계 평균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고 특히 지난 10년간 무기를 구매하지 않아 유망 방산 수출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교역과 투자,외교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사는 KT-1수출에 이어 800대의 스마트 경찰차량과 7000t급 다목적 수송함 수출 등 ‘방산분야 대박’을 터뜨렸기에 그가 한 말은 대단히 의미 심장하다.

그가 공관장으로서 한 일은 비단 이 뿐이 아니다. 페루대사관은 50년 된 낡은 건물에 1986년부터 셋방살이를 했다.그는 부임 후 외교부와 기획재정부,국회를 설득해 예산을 따내 마침내 지난해 페루 수도 리마에 번듯한 대사관을 마련했다.3층,5층짜리 두 개 동이다.예산 2000만달러 가운데 1000만달러는 쓰고 나머지는 반납했다. 그는 특히 한국 화랑 100여곳에 메일을 보내 그림을 기증받았다. 그래서 박 대사는 “본부와 기재부,국회,화랑 경영자 등 도움을 주신분들께 감사드린다”면서 “후임자와 대사관 직원들에게 국격에 맞는 건물을 마련해준 것이 가장 큰 기쁨이었다”고 회고했다.

박 대사는 요즘 페루와 칠레간 해양국경 획정을 깊이 연구하고 있다.국제사법재판소(ICJ)는 지난 1월27일 태평양 해상경계선을 놓고 맞붙은 두 나라 영토분쟁에서 페루의 손을 들어줬다. 페루와 볼리비아 연합군은 1879~1883년 칠레와 '태평양 전쟁'을 벌였다가 패배했다. 이 때문에 페루는 3만8000㎢ 넓이의 태평양 해역 관할권을 칠레에 넘겼다. 이후 해당 해역과 관련 페루와 칠레는 수 차례의 협의와 조약 등을 체결했다.

칠레는 1952년 남태평양 해양자원 개발 및 보존에 관해 페루, 칠레, 에콰도르 3개국이 산티아고에 모여 채택한 ‘산티아고 선언’으로 국제적인 해양 경계선이 이미 정해졌다고 주장했다. 산티아고 선언은 연안에서 200해리 수역까지 주권범위를 확대하는 게 골자였다. 칠레는 이들 조약으로 해상 국경선이 확정됐다고 주장한 반면, 페루는 국제법에 따라 국경선을 다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ICJ는 문제의 해역에 대해 칠레의 주권범위를 80해리(148㎞)로 제한하면서, 그 경계 바깥의 풍부한 어장에 대해선 페루의 주권을 폭넓게 인정했다.

박 대사는 “페루와 칠레의 해양경계선 획정은 경계를 획정하지 못하고 한중일이 어업협정만 체결하고 있는 동해와 서해,남중국해 해양경계협정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함의를 갖는다”면서 “해양 영토를 단 한 평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서는 페루와 칠레 등 다른 나라의 선례를 심층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국제사법재판소와 해양재판소 등 국제기구에 우리 인력을 더욱 많이 진출시키는 한편, 해양경계선 획정을 외교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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