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배추와 무, 양파, 마늘, 감자 등 한국인의 밥상에 빠지지 않는 농산물들이 남아돌고 있다. 지난해 여름 이후 양호한 기상여건과 재배면적 확대의 영향으로 생산량이 늘어난 반면 소비는 줄면서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풍작으로 인해 가격은 평년과 비교해 30~70% 가량 폭락했다. 또 농산물 가격 하락은 소비자물가를 떨어뜨리는 효과도 가져왔다. 이날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에서 3월 신선식품 물가는 전년 동기에 비해 11.3% 하락했다. 지난해 쌀(80kg) 생산비도 11만635원으로 전년 대비 6119원(5.2%) 감소했다.
농산물 가격이 지속해서 떨어지고, 수급이 맞지 않아 정부는 배추와 양파 등 일부 농산물은 산지 폐기 등을 통해 시장에서 격리키로 했다. 배추값은 올 들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1월 하순 기준 포기당 1205원이던 배추는 3월 하순 들어 910원으로 떨어졌다. 농식품부는 겨울배추 생산량이 재배면적 증가와 작황 양호로 평년 대비 23% 증가한 38만4000t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지난 2월말 수급조절위원회를 열고 민간 자율감축(1만5000t)과 정부 시장격리(3만t)를 병행해서 추진중이다. 또 앞으로 출하되는 봄 배추도 선제적으로 시장에서 격리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마늘과 감자, 무는 시장격리가 필요한 수준은 아니지만 가격 안정을 위해 공급 시기를 조정하는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마늘은 지난해 생산된 마늘이 평년에 비해 최대 1만8000t 가량 많지만 햇마늘 공급이 다소 줄어 6월부터는 가격이 안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도 작황이 좋아 평년보다 34% 생산량이 늘었지만 향후 가격이 안정될 전망이다.
감자는 지난해 생산된 감자조차 팔지 못해 걱정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2013년도 감자 생산량은 70만6000t으로 평년보다 16% 가량 많았고, 이 영향으로 가격은 38% 떨어졌다. 정부는 소비촉진과 함께 품질이 떨어지는 감자를 주정용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지난달말 감자를 주정용으로 사용것과 관련해 국세청과 협의를 마쳤고, 주류협회와 관련 사안을 논의중이다.
세종=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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