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에 초점맞춘 올 장애인정책 주요 내용은
장애인등급제 폐지…발달장애인법 연금법 등 개정 복지·인권 강화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28일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14차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에서 확정된 2014년도 장애인정책 추진계획은 장애인 인권과 지원을 한 단계 높이는 데 초점을 두고있다.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는 '장애인복지법'에 따라 장애인 복지의 주요 정책을 심의ㆍ조정하기 위한 국무총리 소속기구로 복지부 등 15개 행정기관· 민간위원 15명 포함 총 30명으로 구성됐다.
추진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3월부터 '장애종합판정체계 개편추진단'을 구성해 현행 장애등급제를 대신할 종합적 판정도구 및 모형을 개발, 빠르면 2016년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장애인등급제는 장애의 정도에 따라 1~6 등급으로 구분해 혜택을 차등지원하는 제도다. 출발은 30여년 전으로 거슬러간다. 지난 1981년에 '심신장애자복지법'이 제정됨에 따라 1982년 장애등록제도가 시범적으로 실시됐고 1988년 11월부터는 전국적으로 장애인등록제도가 시행됐다. 이후 1989년 '장애인복지법' 전면개정을 통해 오늘날의 장애등급제가 만들어졌다. 최초에는 5가지 유형에서 두차례의 개정을 통해 현재는 15가지 장애유형으로 확대됐고 장애의 정도에 따라 1급부터 6급까지의 장애등급으로 분류되고 있다. 장애유형과 등급을 나누어 등록을 하고 있는 장애등급제는 한국과 일본에만 고유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장애등급제는 장애인의 몸에 등급을 매겨 구분하는 것 자체가 인권침해이며 1등급에 지원이 몰리는데 따른 각종 부작용 등의 문제가 지적돼 왔다. 장애등급제 폐지는 의학적 기준만을 적용한 현행 시스템을 개선하고 개인의 욕구 및 사회ㆍ환경적 요인을 고려한 장애판정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 따른 조치다.
정부는 또 발달장애 조기발견·치료지원과 발달장애인법 제정을 추진키로 했다. 특수학교는 4개교·학급 500학급을 증설하고 특성화교육 지원센터도 현재 9곳을 올해 12곳으로 늘리기로 했다. 발달지연 의심 영유아 정밀 검사비도 올해 8억원의 국비를 투입해 5000명에 지원해주기로 했다.
장애인연금법을 개정해 수급대상을 소득하위 63%에서 70%로 확대하고 급여액은 현재 월 9만7000원에서 올 20만원으로 높이기로 했다. 장애인 의무고용비율은 공공부문은 지난해 2.5%에서 올해 3.0%로, 민간은 2.5%에서 2.7%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이동편의를 위한 저상버스 800대, 장애인콜택시 270대 등도 도입된다. 국공립 문화·체육시설 등에 대한 실태조사를 통해 장애인 편의시설 리모델링을 2017년까지 단계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장애인 인권보호 강화 방안'에 따라서는 4월부터 장애인 거주시설에 대한 일제 전수조사를 시작으로 사업장, 특수학교, 염전·어선 등에 대한 장애인 인권실태 조사를 실시해 위반 사항 적발시 강력한 행정조치와 관련 책임자에 대해서는 형사고발하기로 했다.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장애인 인권침해 근절을 위한 범정부 합동대책을 마련하고, 지속적인 현장조사·지도감독도 병행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장애인복지법을 개정해 인권침해 금지행위에 장애인 매매와 음란행위강요,성적·정서적 학대, 강제노동 등을 포함시키고 학대신고 의무자도 현재는 시설운영자나 종사자에 국한됐던 것을 의료인, 구급대원, 교직원, 통장·이장 등으로 확대하고 처벌 강화도 추진한다. 피해 장애인을 보호하고자 내년에 보호기관은 27곳, 보호쉼터는 26곳을 확보하기로 했다.
정부는 중증장애인 보호를 위한 '장애인 활동지원제도 개편 방향'도 마련,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활동지원제도 신청자격(1·2급으로 제한)을 단계적으로 폐지해 3급 이하 장애인 약 1만 5000여명도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확대하기로 했다. 재가요양에 편중된 급여체계를 주야간보호, 단기보호, 그룹홈 등으로 확대 개편하며, 수급자의 본인부담금 경감도 함께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활동보조인 처우개선을 위하여 활동보조 수가를 노인요양 등 다른 돌봄서비스 수가수준으로 단계적 인상하고, 활동지원기관이 부족한 지역에는 인프라를 확충하여 복지혜택의 지역편차를 줄여 나가기로 했다.
이밖에 복지부 및 교육부에서 각각 추진하고 있는 '장애아동에 대한 발달재활 및 치료지원 서비스'가 연계·통합되도록 개선안을 마련키로 하고 4월에 출시예정인 장애인전용 연금보험 상품의 활성화를 위해 관계부처가 협업해 적극적인 홍보와 안내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 정 총리는 "최근 염전, 장애인보호시설 등에서 인권침해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안타까움과 우려를 표명하고,"국가 성숙도에 걸맞게, 우리 사회가 앞장서서 배려해야 할 사회적 약자를 충분히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와 인권보호 의식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돼야 하며, 장애인 정책은 어느 한 부처 업무가 아닌 만큼 부처협업을 통해 적극적으로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