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AD]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르포]사장교와 현수교, 유럽-아시아 잇는 현대건설 신기술 총집합

최종수정 2014.03.18 12:48 기사입력 2014.03.17 12:03

댓글쓰기

현대건설과 SK건설이 진행중인 터키 이스탄불 보스포러스 제3대교 건설현장. 다리의 무게를 지탱할 두개의 주탑이 어둠속에서 빛을 내뿜고 있다.

현대건설과 SK건설이 진행중인 터키 이스탄불 보스포러스 제3대교 건설현장. 다리의 무게를 지탱할 두개의 주탑이 어둠속에서 빛을 내뿜고 있다.


[이스탄불(터키)=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물 위를 스치듯 빠르게 유영하는 돌고래떼의 군무가 펼쳐지는 터키 보스포루스 해협. 해협의 한가운데서 흔들리는 배의 난간을 붙잡고 파도에 휘청거리는 몸을 가누면서 서쪽을 바라보니 유럽 대륙이, 동쪽으로 돌아보니 아시아 대륙이 눈에 들어온다. 그 양쪽 대륙에서 세계 최대 높이(322m)를 자랑하는 거대한 주탑도 모습을 드러냈다.

지금 터키 보스포루스 해협에는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장대교량 공사가 한창이다. 유럽과 아시아의 길목인 고도(古都) 이스탄불은 교통 정체로 매우 유명하다. 터키는 3%의 유럽 땅과 97%의 아시아 땅으로 이뤄져 있으며, 보스포루스 해협이 그 경계를 이루고 있다.

그런데 이 해협 서쪽인 유럽지역에는 기업들의 사무공간이 집중돼 있는데 반해 동쪽인 아시아 지역에는 주택가들이 밀집돼 있다. 이 때문에 출근 시간에는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퇴근 시간에는 그 반대 방향으로 교통 수요가 대거 발생한다. 때문에 늘 심각한 교통 체증이 발생하고 있다. 그런데 출퇴근 교통을 소화하는 다리는 1973년 영국과 독일 건설사가 지은 제1교량, 1988년 일본과 이탈리아 건설사가 지은 제2교량이 전부다.

◆선례 없는 '사장교와 현수교' 방식 교량= 터키 정부가 제3대교 건설 프로젝트를 계획한 배경이다. 현대건설 (60%)과 SK건설(40%)은 터키가 구상한 보스포루스 제3대교 건설 프로젝트를 2013년 공동 수주했다. 6억9740만달러 규모다. 터키(ICTAS)와 이탈리아(Astaldi)의 민간회사가 투자한 민자사업으로 3월 현재 공정률 약 21%의 공사 초기 단계다. 다리의 양 끝에서 무게를 지탱해주는 기둥인 주탑을 건설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전체 공사는 2015년 말 완공 예정이다.

보스포루스 제3대교는 기존의 제1·2교 기준으로 주탑 사이의 거리인 중앙경간이 약 1.4배 길고, 주탑 높이는 약 2배가 넘는다. 왕복 8차선 도로와 복선철도로 구성돼 있다. 보스포루스 해협의 가장 북쪽을 잇는 이 공사는 총연장 2164m로, 중앙경간은 1408m에 달한다.
아시아 측과 유럽 측에 놓이는 두 개의 주탑은 높이 322m로 세계 최대다. 교량의 폭 60m, 길이 1408m로 국제 규격 축구장을 약 11개를 만들 수 있는 면적에 해당한다.

특히 보스포루스 제3대교는 세계적으로 선례가 없는 '사장-현수교' 방식으로 건설된다. 케이블을 주탑에 바로 묶어 교량 상판의 무게를 지지하는 사장교와 주탑 사이 케이블을 연결하고 거기에 상판을 다시 묶어 차량 하중을 지지하는 현수교 방식을 하나의 교량 내에서 재현한 것이다. 이러한 형식은 1000m급 이상의 장대 케이블 교량에서는 세계 최초로 적용되는 고난도 기술이다. 이 교량의 중앙경간은 사장교 기준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긴 교량이며, 현존하는 현수교 기준으로는 세계 4위 수준이다.

기술적으로 상당히 어려운 사장교와 현수교 방식을 고집한 이유는 다리 위로 기차가 지나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현수교 방식은 다리를 길게 만들 수는 있지만 많이 흔들린다는 단점이 있다. 좌우로 12m 상하로 3m 정도로 흔들리는 다리 위를 기차가 지나다닐 수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반대로 사장교 방식으로 건설을 하면 상하 좌우 진폭이 2m에 불과하지만 1400m보다 더 긴 다리를 만들기는 불가능했다.

◆기술력·시공경험 토대 첨단기술 소화= 장대교량 건설은 고난도의 기술을 필요로 한다. 첨단 기술력과 전문인력의 완벽한 조화가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현대건설은 그동안 국내외 장대교량 건설을 통해 축적한 기술력과 전문인력을 바탕으로 보스포루스 제3대교 공사에서도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나영묵 현장소장은 "보스포루스 제3대교는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상징성을 지닌 장대교량으로 3년이 채 안 되는 기간 내에 공사를 준공해야 하는 도전적인 프로젝트"라면서 "현대건설이 가진 세계적인 수준의 초장대교량 기술력과 풍부한 시공경험을 바탕으로 공사를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탑 사이 중앙경간의 길이는 교량기술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다. 중앙경간이 길어지게 되면 바람의 영향에 따른 안정성의 확보가 매우 중요한 설계인자로 작용하게 된다. 길어질수록 차량과 접촉하는 교량 상판의 면적이 증가하게 돼 무게나 하중을 지지하는 각종 구조부재의 규모가 급격히 증가하게 된다. 고도의 기술력과 막대한 건설비용이 소요된다.

보스포루스 제3대교의 가운데 792m 현수교 부분은 2012년 2월 현대건설이 국내 최초로 개발에 성공해 울산대교에 적용 중에 있는 초장대 케이블 가설장비 신공법이 그대로 사용됐다. 공기단축과 원가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건설은 그동안 유럽 선진 건설회사의 독점 무대였던 유럽 건설시장에서 동서양을 연결하는 상징성을 지닌 터키의 보스포루스 제3대교를 시공함으로써 향후 유럽 건설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게 됐다.

현대건설은 2012년 총연장 36㎞의 해상교량인 쿠웨이트 자베르 코즈웨이 교량 공사, 2013년 터키 보스포루스 제3대교 공사를 수주한 데 이어 올해 6억4800만달러 규모의 칠레 차카오 교량공사를 수주했다.

이는 현대건설이 최근 수년간 세계 교량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던 양대 교량 공사를 모두 수주한 것으로, 향후 유럽·중동·중남미를 무대로 세계 최고 수준의 선진사들과 어깨를 겨눌 것으로 기대된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