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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초라해진 회장단 회의…전경련 의미 다시 새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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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13일 오후 5시 서울 여의도에 있는 전국경제인연합 신축회관인 FKI타워에서 회관 완공 후 첫 정례 회장단 회의가 열렸다. 특히 이번 회의는 박근혜 정부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발표한 이후 처음으로 열린 회장단 회의였다. 이에 재계의 수장들이 모여 정부의 대책에 어떻게 화답할 것인지에 대해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말해서 이번 회의는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에 그쳤다. 전경련 회장단은 회의 직후 발표한 보도자료를 통해 "경제활성화 대책들이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이어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이 차질 없이 추진돼 기업 환경이 개선되면"이라는 단서를 달고 이럴 경우에 "올해 투자계획 이상의 투자도 가능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은 더욱 커졌다.
재계 총수들의 회의 참석률도 저조해지며 회장단 회의라는 이름이 무색해지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허창수 전경련 회장(GS그룹 회장)을 비롯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이준용 대림그룹 회장,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김윤 삼양그룹 회장,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등 6명의 재계 총수들이 참석했다. 회장단의 구성원은 총 21명으로 참석률이 30%에 불과했다. 바로 직전인 1월에 열렸던 회의에는 허 회장을 포함해 모두 9명의 회장이 참석했다. 참석자수는 1월에 비해 3명이나 줄었다.

게다가 이전과는 달리 참석한 '회장님'들의 모습도 찾아볼 수 없었다. 앞서 1월 회장단 회의는 서울 소공동에 있는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당시 회장들은 호텔 로비를 통해 회의장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누가 참석하는지 한 눈에 확인이 가능했다.

하지만 이번 신축회관에서 열린 첫 회의는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됐다. 회장들은 지하 주차장에 있는 VIP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47층의 회의실로 직행했다. 회의 종료 후에도 앞서와 마찬가지 방식으로 바로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가 차를 타고 이동했다. 결국 회장들의 참석 여부 및 회의 내용은 전경련의 입을 통해서만 알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신축회관은 철저한 보안시스템에 의해 이뤄져 각 층마다 통과 허가를 받아야 한다.
모든 국민의 관심사는 우리나라의 경제에 쏠려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규제를 '원수'ㆍ'암 덩어리'라고까지 표현하며 경제활성화에 사활을 걸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경제를 이끌고 있는 재계 총수들의 일거수 일투족에 시선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갈수록 줄어드는 참석률과 참석하는 모습조차 보이길 꺼려하는 상황은 전경련 회장단 회의가 단지 형식적인 행사로 전락하는 것 아닌지 의구심이 들게 한다. 전경련의 명칭이 왜 '전국경제인연합'인지 다시 한 번 곱씹어봐야 할 시점이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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