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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도 양반정서’가 높은 자살률의 주된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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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 및 충남광역정신건강증진센터 분석, ‘충남 자살원인 규명 심리사회적 부검 보고회’…1주일 전 행동, 말 등 자살 암시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충청도 사람들 특유의 ‘양반정서’가 충남지역의 높은 자살률 배경의 하나인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25일 의료계 및 학계에 따르면 이는 충남도와 충남광역정신건강증진센터가 24일 오후 홍성 내포신도시에 있는 도청 대회의실에서 연 ‘충남 자살원인 규명 심리사회적 부검 결과보고회’ 때 밝혀졌다.
자살사건담당 경찰관, 보건진료소장 및 직원, 건강증진센터 관계자 등은 자살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경제적 빈곤에 따른 박탈감·좌절감 ▲만성질환 ▲의료·문화시설·문제해결 지원 등 자원·활력 부족 ▲부모·자녀 사이의 괴리 ▲나이가 많은 노인 소외 ▲정서적 특징 ▲술 문화 등이 꼽혔다.

특히 충남지역의 자살률이 높은 건 자존심이 강해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고 남에게 피해주길 싫어해 어려워도 도움을 요청하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가부정적 성향이 원활한 소통을 그르치면서 필요한 도움 주는 기회를 막는 등 ‘체면을 중요시하는 양반문화’ 또한 자살률을 높였다.

전문가들은 자살예방책으로 교육, 찾아가는 서비스 강화, 가족문제 해결 및 가족관계 개선을 위한 개입, 요양원 이용에 대한 인식전환 및 서비스질 관리, 마을공동체 강화, 여가프로그램 활성화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심리사회적 부검결과에 따르면 자살자들 대부분이 목숨을 끊기 1주일 전쯤 가족 등에게 말과 행동으로 자살을 암시했으나 상당수는 알아채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자의 52%는 ▲고마움, 부탁 등 평시 하지 않던 말을 하고 ▲굶거나 잔뜩 먹고 ▲폭력, 부모산소 참배 ▲통장정리 및 양도 ▲농약창고 주변 맴돌기 ▲몸이 불편함에도 외출을 하는 등 이전과 다른 짓을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더욱이 40%는 ‘먼저 가고 싶다’는 등 죽음을 암시하는 말을 했고 24%는 가족과 떨어지게 된 점을 힘들어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럼에도 주변사람들의 76%는 자살을 예상하지 못했다. 자살자의 상당수가 과거에 자살을 꾀했거나 언급했음에도 주변인들은 제대로 알지 못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자살 장소는 대부분 자신의 집(84%)이거나 자택부근 야외(12%), 일터(4%)이며 첫 발견자는 가족(76%), 지역주민(16%), 친구(8%) 등으로 자살자들은 자신의 죽음을 숨기기보다 아는 사람들 눈에 잘 띄길 바라는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팀은 자살자의 이런 짓들이 “죽음을 알리려는 의도도 있겠지만 마지막 도움요청의 신호로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심리사회적 부검’은 자살자의 가족, 지인, 담당수사관, 보건진료소장 및 직원을 깊이 있게 인터뷰하고 고인의 유서·일기 등의 기록과 병원진료차트를 분석해 자살원인을 밝혀내는 연구방법으로 국내 지자체 중 충남도가 이번에 처음 했다.

‘심리사회적 부검’은 2012년 6월부터 유가족들의 동의와 관련기관 협조로 ▲최명민 백석대 교수 ▲김가득 전북대 교수 ▲김도윤 충남광역정신건강증진센터 부센터장을 중심으로 3개 연구팀을 만들어 기존 연구방법에 사회·환경적 요인들을 접목시켜 이뤄졌다.

대상은 2010년 기준 자살사망률이 높은 충남도내 4개 시·군에서 유가족들이 동의한 자살자 25명(남 18명, 여 7명)이다. 나이대는 20대 1명, 30대 1명, 40대 2명, 50대 4명, 60대 6명, 70대 4명, 80대 6명, 90대 1명이다.

‘심리사회적 부검’에 참여한 유가족과 사건담당경찰관, 보건진료소장 및 직원, 이장, 이웃, 친척, 친구 등 정보제공자는 80명이다.



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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